재발 유방암 환자,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 78%
보통 암에 걸려 치료하면 5년 뒤에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여긴다. 그런데 유방암의 경우 수술을 받아도 5년 뒤에도 20% 정도가 재발하기에 유방암 완치 판단 기준을 마련할 근거가 필요한 실정이다.
여성의 36%가 평생 한 번 이상 암에 노출된다(2019년 국가 암 등록 통계). 이 중 유방암이 가장 많고 전체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의 20.6%를 차지한다. 매년 2만~3만 명 정도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한다.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센터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수술받은 2,730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방암 종류, 재발 시기, 호르몬 수용체 여부, HER-2 표적 단백 유무 등에 따른 생존률 차이를 조사했다.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양성(+) 유방암(유방암의 70% 차지)’, ‘HER-2(인간 표피 성장 인자 2형 수용체) 양성(+) 유방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2가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둘 다 양성(+) 유방암, 2가지 호르몬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 등으로 나뉜다.
연구팀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있는 경우(루미날B), 호르몬 수용체만 있는 경우(루미날A), HER-2만 있는 경우(HER-2 양성), 2가지 호르몬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없는 경우(삼중 음성)의 4종류 아형(亞形)에 따른 재발과 생존율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전체 유방암 환자 중 12.3%가 재발했으며, 수술 5년 후에 재발한 환자는 이 중 19.7%로, 재발 환자 5명 중 1명꼴로 5년 뒤에 유방암이 다시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5년 후 재발한 유방암 환자의 78%가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로 나타나 삼중 음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보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후기 재발 비율이 높다는 것이 규명됐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 수술 5년 후에도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특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루미날AㆍB에서 5년이 지난 뒤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에 세심한 정기검진을 통해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승필 교수는 “암 진단 후 5년이면 산정 특례가 만료돼 많은 환자가 완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5년 뒤에도 재발ㆍ전이 위험이 있기에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유방암은 여러 아형이 존재하는 복잡한 질병이기에 환자별 상황을 고려해 재발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고위험 환자의 경우 항호르몬제를 5년 후 10년까지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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