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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폭염' 아시아가 펄펄 끓는다... "인도·태국은 벌써 45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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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폭염' 아시아가 펄펄 끓는다... "인도·태국은 벌써 45도"

입력
2023.04.20 21: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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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열파'에 아시아 각국 신음
인도에서는 열사병으로 13명 사망
기후변화로 더위 예년보다 빨라져

19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럭나우에서 한 소년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럭나우=AP 연합뉴스

19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럭나우에서 한 소년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럭나우=AP 연합뉴스

인도 동북부 서벵갈주에 사는 한 남성이 담벼락 위에 프라이팬을 올려둔다. 잠시 후 달걀을 깨자 30초도 안 돼 먹음직스러운 계란프라이가 완성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른 이 영상은 20일 현재까지 230만 명 이상이 시청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가스 버너 없이 요리가 가능할 만큼, 여름도 아니라 봄철(북반구 기준)에 펄펄 끓는 인도 날씨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아시아 각국이 ‘4월의 폭염’에 허덕이고 있다. 초대형 열파가 아시아 대륙을 뒤덮으면서 섭씨 40도가 넘는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왔고, 사망자도 속출하는 모습이다. 인간의 탐욕이 야기한 이상기후의 재앙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계속되는 셈이다.

인도 태국 중국 등 때이른 무더위에 '신음'

인도는 거대한 '온실'이 됐다. 북부 프라야그라지주의 기온이 44.6도까지 치솟았고, 수도 델리와 비하르, 서벵갈 등 북부 및 동부 수은주도 40도를 넘어섰다.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선 한 야외 행사로 인해 600명이 열사병에 걸리고 13명이 숨지기도 했다.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당국은 폭염 경보와 함께 휴교령을 선포했다. 58년 만에 4월 기온이 40도를 넘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도 아스팔트 도로가 곳곳에서 녹아내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장면. 한 인도 남성이 야외에서 햇볕으로 계란프라이를 만들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장면. 한 인도 남성이 야외에서 햇볕으로 계란프라이를 만들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예년 기온보다 4~5도 높은 무더위에 헉헉대고 있다. 태국 북부 딱주는 15일 45.5도를 찍으면서 종전의 4월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방콕에선 체감기온이 50.2도에 이를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열사병으로 2명이 사망하자 정부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방콕포스트는 “태국인 80% 이상이 이미 폭염과 물부족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라오스의 유명 관광도시 루앙프라방은 최근 기온이 42.7도까지 올랐고, 미얀마 북서부 지역도 44도 안팎을 기록했다.

열파는 중국도 덮쳤다. 칭다오, 난징, 항저우와 양쯔강 인근 도시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치솟는 등 4월 최고 온도 기록을 새로 썼다. 베트남 국경 인근 위안양에선 42.4도까지 올랐다. 세계 이상 기후를 연구하는 기상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 박사는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4월 폭염이 12개국 이상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물축제에서 시민들이 물총을 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물축제에서 시민들이 물총을 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취약계층 타격

때이른 무더위는 역시나 기후변화의 결과다. 보통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는 4월 말 이후 더위가 찾아오고, 5월 중순 몬순 우기가 시작되면 기온이 한풀 꺾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뜨거운 열기가 더 빨리, 더 자주 찾아오는 데다 점점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게다가 기록적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후 전문가 위타누 아타바니치 태국 카세사르트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폭염 기간을 장기화시켰다”며 “올해는 엘니뇨(적도 지역의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로 장마철이 끝난 뒤에도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이 기후변화의 재앙에 더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독일 기후 정책연구소 기후학자 파하드 사이드 박사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앞으로 몇 년간 공중보건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빈민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적절한 냉방 시설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은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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