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패션 기획 Merchandiser이자 칼럼니스트 '미키 나영훈'이 제안하는 패션에 대한 에티켓을 전달하는 칼럼입니다. 칼럼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근사한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을 만드는 데 좋을 팁을 편안하게 전해드립니다.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스타일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나오는 패션을 보고 우리는 옷과 패션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패션, 어떤 영화가 참고하기에 좋을까요? 3가지 영화를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여름과 따뜻한 지금의 봄을 즐길 만한 패션을 알려드립니다.
따뜻하고 밝은 컬러에서 위대한 클래식을 배우다, '위대한 개츠비'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남자의 이야기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화려한 볼거리와 음악, 가슴 아픈 스토리가 멋진 조합을 보여준 영화입니다. 특히 화려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유명합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주인공 '개츠비'의 스타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츠비의 슈트는 브라운 컬러로 부드러우면서 진중한, 그러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하기에 좋은 계열입니다. 브라운 컬러는 슈트에서 입기 어려워 보이는 계열이지만, 국내에서는 잘 찾기 어려운 컬러이면서 고급스럽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같이 입는 셔츠는 화이트보다는 블루 컬러가 어울리는데, 셔츠 컬러를 블루 혹은 스카이블루 계열로 입는다면 화이트보다 훨씬 세련되면서 고급스러운 스타일이 됩니다. 만약 여기서 비즈니스 목적으로 입으려 한다면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로 선택해주면 좋습니다.
타이는 옐로우 혹은 브라운 컬러가 조합된 레지멘탈(사선 방향으로 된 패턴) 타이가 좋습니다. 컬러 톤을 연결함으로써 통일성 있는 룩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캐주얼한 느낌을 더하고 싶다면 옐로우 혹은 아예 블랙 컬러의 니트 타이가 좋습니다. 캐주얼 니트가 주는 캐주얼한 느낌과 브라운 슈트의 부드러움이 잘 어울립니다.
두 번째 개츠비의 슈트는 아이보리 컬러의 슈트입니다. 밝은 아이보리 슈트에는 화이트 셔츠보다는 그레이, 블루 같은 컬러가 들어간 셔츠가 조화롭습니다. 밝은 컬러 슈트에 밝은 셔츠까지 더해지면 부담스러운 스타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블루, 그레이 셔츠가 중심을 잡아주기 좋습니다. 타이를 하지 않으면 캐주얼하게 표현이 가능한데 만약 타이를 하고 싶다면 사진처럼 옐로우, 브라운 계열이 좋습니다. 위의 브라운 슈트처럼 따뜻한 계열의 아이보리 컬러이기 때문에 동일한 계열의 타이 컬러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셔츠를 가장 잘 입을 수 있는 여름을 보여준 영화, 'Call me by your name'
인기 배우인 티모테 샬라메가 주연으로 등장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파격적인 동성애를 순수하게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과 미장센으로 표현한 수작입니다. 올리버 역의 아미 해머가 입고 나오는 스타일은 브랜드 '랄프로렌'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으로 회자됩니다. 꽤 과감한 착용과 짧은 반바지 스타일이 기억에 남을 정도입니다. 그럼 어떤 스타일이 우리의 봄과 여름에 도움이 될까요?
작품에서 올리버는 폴로 셔츠를 자주 입습니다. 영화 속 날씨가 여름이라 매일 단추를 3개까지 풀어서 입는 우리가 보기엔 다소 과감한 스타일이지만 그마저도 캐주얼한 옷이기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반팔 셔츠보다는 긴팔 셔츠를 접어 입는 것이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느낌의 멋이 있습니다. 다만 아래 사진처럼 긴팔 셔츠는 반바지보다는 긴바지에 입어줘야 자연스러운 매력이 잘 표현됩니다. 반바지에 긴팔 셔츠는 어색한 느낌이 있거나 혹은 너무 어려 보이는 스타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반바지를 같이 입을 것이라면 아래 사진 정도의 길이가 좋겠습니다. 남성분들이 가끔 반바지의 길이에 대해 어려워하는데,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이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여유로운 유러피안 럭셔리를 갖고 싶다면, 영화 '리플리'
다음은 영화 리플리입니다. 주인공 리플리(맷 데이먼)의 부자에 대한 뒤틀린 부러움이 만들어낸 감정이 디키(주드 로)를 살해하고 본인을 디키로 속여 자기 삶에 최면을 거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캐릭터의 상황을 묘사하기 위한 장치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중 디키와 리플리의 상반된 소득 계층에 대한 표현을 옷으로 자주 보여줍니다. 가난한 리플리가 코듀로이 슈트를 딱 맞게 입는 모습이 비치는 것에 대비해 디키는 다양한 여름 스타일 혹은 고급스러운 셋업을 입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서로가 가진 다른 상황을 극명하게 대비해주는데, 후반부 디키의 옷을 입은 리플리의 모습(혹은 그의 테일러를 통해 옷을 맞춰 입은 것)을 보면, 리플리가 얼마나 상위 계층에 대한 욕망이 있었는지를 옷을 통해 보여줍니다.
디키는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핏의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드레스 업을 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전형적인 슈트보다는 다크 네이비 블레이저에 라이트 베이지 팬츠를 같이 입어 진중한 모습과 여유로움을 같이 담았습니다. 보통 네이비 블레이저에 그레이 팬츠 조합은 비즈니스 룩으로 표현되는데, 팬츠의 컬러를 우아한 베이지로 매칭하여 조금 다른 모습을 만들어냈습니다.
디키의 스타일은 꾸준하게 여유로운 느낌으로 보입니다. 위 이미지는 네이비 슈트를 입은 디키의 모습으로, 살짝 오버사이즈로 보이는 여유로운 재킷과 팬츠는 슈트라는 이미지보다는 캐주얼 셋업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탈리아 슈트의 특징인 부드럽게 떨어지는 어깨의 라인을 살려 착용한 것으로 이너로 블랙 칼라니트를 입어 도심 속에서 여유로운 캐주얼을 완성하였습니다.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스타일은 밝은 컬러와 여유로운 핏에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살짝 큰 사이즈의 옷은 슬림한 핏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에 대비해 느낌을 완화시켜주면서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좋은 예시인 디키를 보면서 핏에 대한 감각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중 패션은 영화의 시대, 문화, 시기를 잘 표현해주는 장치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곳을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지금의 따뜻한 봄과 다가올 여름을 위해 앞의 3가지 영화를 보고 패션의 감각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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