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스캐터랩에 150억 원 투자
'성희롱 논란' 이루다, 논란 딛고 재도약
"결국 인공지능(AI)도 사람과 관계가 핵심입니다."
SK텔레콤이 대화형 AI '이루다'와 손잡고 챗GPT 돌풍에 도전장을 냈다. AI를 통해 단순히 지식을 얻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과 AI의 관계와 감정 교류에 집중해 차별점을 뒀다. SK텔레콤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AI'를 만들어 매년 약 22%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화형 AI 시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 왜 이루다 손을 잡았나
SK텔레콤은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에 150억 원을 투자한다고 24일 밝혔다. 스캐터랩 자본금이 1억3,000만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약 150배에 가까운 실탄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두 회사는 SK텔레콤 대화형 AI서비스 에이닷(A.) 수준을 끌어올리고 이루다 등 스캐터랩 AI에 사용될 수 있는 초거대 언어모델(LLM)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최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챗GPT와 차이점은 감정과 관계다. 챗GPT가 심도 있는 지식을 얻고 시 쓰기, 자기소개서 작성 등 사람의 업무를 나눠 하는 데 장점이 있다면 두 회사는 사람과 기분을 나누고 위로를 줄 수 있는 대화형 AI 개발로 차이점을 뒀다.
앞서 이루다는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학습을 통해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인데 사용자가 어떤 말을 하냐에 따라 성희롱, 언어 폭력으로 볼 수 있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문제가 됐다. AI 윤리 문제까지 번진 이루다 논란은 스캐터랩이 과징금과 과태료 등 1억 원을 내면서 끝났다. 이제 막 첫발을 뗀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선 혹독한 수업료를 낸 셈이다.
SK텔레콤이 그런 스캐터랩에 큰돈을 투자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기술력이다. 사람과 감정 교류와 관계 맺음이 가능한 대화형 AI를 개발하는 데 스캐터랩이 특화됐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가 사용자와 대화를 기억하고 기분을 살펴 답변을 고르는 등 눈치와 공감, 유머까지 사람보다 더 현실감 있는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스캐터랩은 자연스러운 대화, 감정을 부르는 대화를 이끌어낼 기술이 있다"고 강조했다.
돌부리 걸렸던 이루다, 날개 달까
스캐터랩 입장에서도 이번 투자 유치는 각별하다. 2011년 설립 이후 대화형 AI 기술로 빛을 봤지만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물거품이 될 뻔했다. 우여곡절을 이겨내는 동안 AI 시장은 빠르게 변했고 경쟁자도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자체 LLM 학습 기술 수준을 높일 것"이라며 "기업과 창작자들이 개성 있는 AI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빠르게 생겨 나는 신조어 등에 대응하기 위해 키워드 필터링을 촘촘히 하고 소비자가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보내는 '유저 피드백' 기능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손꼽히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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