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CEO 샘 올트먼, 최근 5000억 원 투자
IT 거물들, '미래 에너지' 핵융합 기술 진보 포착
"점화 성공… 10년 내 기업 1, 2곳 상용화할 것"
미국 빅테크(거대 정보통신 기업)를 이끄는 거물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핵융합 사업'에 천문학적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흐름에 가장 정통한 인사들이 '전문 분야'를 벗어나 거액을 투자하는 건 그만큼 핵융합 기술 자체의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방식과 같아 '인공태양'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는 핵융합 기술은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아 '차세대 에너지'로 불리기도 한다.
IT 거물들 움직임에 갑부들도 '핵융합'에 투자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최근까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500만 달러(약 5,005억 원)를 투자했다. 미 워싱턴주(州)에 본사를 둔 헬리온 에너지는 '자기 관성 핵융합' 기술을 이용해 내년까지 실제 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융합 기술에 눈을 돌린 IT 거물은 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해부터 소형 핵융합 발전소를 연구 중인 미 매사추세츠 공대 소속 '코먼웰스 퓨전 시스템'에 거액의 투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캐나다 핵융합 개발 기업 '제너럴 퓨전'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후발 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트위터와 우버의 초기 투자자인 크리스 사카는 핵융합 기업 투자를 위해 '로워카본 캐피털'이라는 펀드사까지 설립한 뒤, '아발란체 에너지'에 4,000만 달러(약 534억 원)를 쏟아부었다. 세일즈포스 CEO인 마크 베니오프,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도 복수의 핵융합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핵융합 업체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먼웰스 퓨전 시스템은 18억 달러(약 2조4,02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이미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최소 50억 달러(약 6조6,730억 원) 이상의 민간 자금이 핵융합 기술에 투입됐으며, 이 중 75% 이상은 2021년 이후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융합 기술, 연쇄반응만 일어나면 무한대 에너지 생성
핵융합 기술이 주목받는 건 최근 기술적 진보 때문으로 보인다. 핵심은 지난해 12월 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핵융합연구시설 연구팀이 "핵융합 점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한 부분이다. 핵융합 점화는 투입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생산됐음을 의미하는데, 점화가 성공한 이상 핵융합 연쇄 반응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희망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도 핵융합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초정밀 공정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AI가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국 에너지부 차관은 WSJ 인터뷰에서 "핵융합 반응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이 훨씬 수월해진 만큼, 10년 안에 한두 곳의 기업이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융합은 두 개의 가벼운 수소 원자핵이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뜻한다.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능 폐기물이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도 전혀 없는 데다 연쇄반응만 일어나면 무한대의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게 핵융합 발전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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