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세대차이는 직장인들의 주요 고충 중 하나이다. 한 팀으로 구성되어 같이 일을 하지만, ‘요즘 것들’과 ‘꼰대’로 구분되어 서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0년 직장 내 세대갈등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의 63.9%가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답했다. 세대 간 직장에 대한 인식 및 태도는 정말 차이가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3월, 전국 만 18세 이상 임금근로자 1,044명을 대상으로 일과 직업, 직장에 대한 인식 및 태도를 살펴봤다.
직장생활 중 세대차이 느끼지만,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진 않아
직장 생활 중 다른 세대와 세대차이를 느낀다는 응답은 74%로, 대다수의 응답자가 직장 내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직장 내 세대차이가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하다. 직장 생활 중 느끼는 세대차이가 실제 업무에 부정적 영향으로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세대차이 체감도와 세대차이의 부정적 영향 체감도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세대차이를 느낀다는 응답은 50대가 82%로 가장 높다. 그러나 직장 내 세대차이가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16%로 가장 낮다. 여러 미디어에서 나이 많은 상사가 직장 내 세대차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표현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이다. 반면 20대의 경우 세대차이를 느낀다는 응답은 61%로 가장 낮지만,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32%로 가장 높다. 이는 조직 내 수직적인 업무방식과 소통관행 탓에 세대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아래 직급에 몰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직장 만족도는 '월급’에서···20대는 업무를 통한 성장, 40대 이상은 회사 기여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은 ‘매달 월급을 받을 때’라는 응답이 60%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는 ‘내가 하는 일의 수행방법과 일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29%)’, ‘내가 맡은 일이 회사에 꼭 필요한 주요 업무라는 생각이 들 때(29%)’, ‘업무를 통해 내가 성장한 것을 느낄 때(27%)’ 등의 순이다. 전 세대에서 월급을 받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는 응답비율이 과반인 것을 보면, 세대와 무관하게 직장인들에게 한 달간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인 ‘월급’이 직장 만족도에 있어 가장 큰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월급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자율성과 의미, 일을 통한 성장 또한 직장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20대는 업무를 통한 성장을 느낄 때(37%), 40대 이상은 내가 맡은 일이 회사에 꼭 필요한 주요 업무라는 생각이 들 때 만족감을 느낀다. 기존 세대는 회사에 본인이 기여했다고 느낄 때 만족감을 느끼는 반면, 2030세대는 본인의 성장과 자율성을 느낄 때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장 선택 고려요소 1위는 ‘연봉', 20대 ‘고용안정성’보다는 ‘조직문화 및 근무 분위기’
직장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연봉’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2%가 평소 직장을 선택할 때 연봉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직장 선택 고려요소의 우선순위는 다소 차이가 있다. 60대 이상은 고용안정성(59%)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연봉(49%)은 그다음이다. 20대는 연봉(69%), 직장과 집 사이의 거리(44%), 업무(38%), 조직문화 및 근무분위기(38%) 순이다. 다른 세대와 달리 고용안정성이 순위 내에 없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인식은 최근 떨어진 공무원의 인기로 체감할 수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Z세대가 생각하는 일의 진짜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보수적인 조직 문화와 더불어 업무량 대비 부족한 보상이 Z세대가 공무원을 선호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작용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Z세대들은 자기주도적인 삶과 자아실현을 위해 경제적 여유와 성장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일자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업무라면, 업무시간 외 연락할 수 있어
직장 내 세대차이를 말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인 업무 관련 태도에서의 세대차이는 어떠할까?
공식 업무시간 외에 회사 일로 연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대 간 차이가 없다. 전체 응답자의 65%가 중요한 업무 상황이라면 공식 업무 시간 외에도 연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대는 60%, 30대는 55%가 ‘중요한 업무 상황이라면 공식 업무 시간 외에도 연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30세대들은 업무시간과 업무 외 시간을 철저하게 분리하여 공식 업무 시간 외의 연락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른 결과이다.
20대와 30대의 65%가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50대 이상에서도 절반 정도가 이에 동의하기는 하지만, 기존 세대보다 2030세대는 특히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할 수 있다.
회사 성장과 나의 성장의 연관성 관련 태도 또한 세대에 따라 차이가 있다. 50대 이상은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다’라는 의견에 3분의 2 이상 동의한다. 반면, 2030세대는 과반 이상이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출근시간 전 업무준비 수용도에도 세대 간 차이가 난다. 20대와 30대는 정해진 시간에 늦지 않게만 출근하면 된다는 응답이 각각 75%와 69%로 높은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은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출근해 업무 시작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59%와 71%로 높다.
조사결과, 직장 내 세대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기존세대와 비교했을 때 2030세대는 고용안정성보다는 조직문화 및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며, 회사의 성장이나 업무 완성도보다는 개인의 성장 및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자 한다. 그러나 세대 간 공유되는 생각도 적지 않다. 40대 이상에서도 업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과반이 동의한다. 또한 2030세대도 공식 업무 시간 외라도 중요한 업무상 연락은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인)인식 조사결과, MZ세대들은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한 요소로 ‘기업 내 조직원 간 소통 강화’(37.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요즘 애들은 그래’라는 말로 요즘 세대를 단정 짓는 것이 아닌, 공유되는 생각을 기반으로 적극적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는 것, 어쩌면 요즘 세대가 기존 세대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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