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국가생물자료집 곤충 Ⅱ·Ⅲ 발간
'살아 있는 소똥구리 50마리, 5,000만 원에 삽니다.'
2017년 환경부는 이런 공고를 냈다. 멸종위기종인 소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국내 서식 중인 개체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이때 전국에서 소똥구리를 잡았다는 연락이 쇄도했지만, 대부분 소똥구리와 생김새가 닮은 보라금풍뎅이였다. 환경부는 결국 소똥구리를 찾지 못했고, 국립생태원이 몽골에서 개체를 들여와 번식시키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25일 발간한 국가생물자료집 곤충 Ⅱ·Ⅲ에 따르면 소똥구리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지역절멸' 상태인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절멸이란 '지역 내 잠재적 번식 능력을 지닌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지역 내 야생에서 사라졌음을 의심할 이유가 없는 경우'다.
한때 농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는 1970년대 이후 공식적인 관찰 기록이 없다. 소똥구리가 절멸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소를 키울 때 항생제를 먹인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소똥구리가 소의 배설물에 남아 있는 항생제를 먹고 죽었기 때문이다.
이번 자료집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지역적색목록 범주' 평가 기준에 따라 한국의 멸종위기종 중 딱정벌레목과 수서곤충에 대해 평가했다. 수서곤충이란 애벌레 때나 일생 전체를 물에서 보내는 곤충을 뜻한다. 국내에서 절멸한 종은 1종, 멸종우려 범주는 44종, 준위협 23종, 최소관심은 448종 등으로 평가됐다.
최근 서식지 훼손으로 인해 개체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거나 줄어들 우려가 커진 물방개, 배물방개붙이, 루리하늘소, 닻무늬길앞잡이 등 4종은 멸종위험도가 상향됐다. 개체수가 적고 색상이 아름다워 곤충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윤조롱박딱정벌레는 남획으로 인해 감소 우려가 커서 준위협 범주에 새로 포함됐다.
다만 최근 정밀조사 등을 통해 서식지가 추가로 발견된 노란잔산잠자리와 대모잠자리는 멸종 위기단계에서 취약 단계로 범주가 하향 조정됐다. 개미허리왕잠자리도 멸종 취약단계에서 준위협 단계로, 큰자실잠자리 역시 준위협에서 최소관심 등으로 멸종 우려가 다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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