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미, 대러 금수 조치 주도... 반발에 직면"
일·EU "간단한 문제 아냐" "비현실적" 반기
미국이 야심 차게 제안한 주요 7개국(G7)의 대(對)러시아 수출 전면 금지안이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에서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FT가 확인한 문서에 따르면, 다음 달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위해 작성되고 있는 성명 초안에는 ‘농산물과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 모든 품목의 러시아 수출을 막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첨단 제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수출 금지를 하는 현행안보다 제재 수위를 더 끌어올린 것으로, 미국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듭된 경제 봉쇄 조치에도 러시아가 각국과 수출입 거래를 계속하자 이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과 EU가 반기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G7 관계자는 “우리의 관점에서 (수출 전면 금지는)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다”라고 FT에 말했다. 실제 전쟁 발발 1년이 지나도록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는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가 중국과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 제3국과의 교역을 통한 우회 전략을 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미국의 대러 금수 제안이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특히 관건은 G7뿐 아니라 EU 회원국 전체의 참여 여부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에 대한 제재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도 일부 유럽 국가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반발하는 등 제각각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G7 관계자는 “만약 기존 수출 제재가 전면 금지로 강화되면 자국 산업은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도 “(미국의) 이번 제안에 대한 이견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처벌에 사용할 수 있는 추가 선택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이번 성명서 초안에는 국제사회의 기존 제재에 대한 회피 및 우회를 막고 금융 거래를 통해 러시아에 ‘의도적으로’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이들에 대한 조치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러시아산 다이아몬드를 추적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금줄도 막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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