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5일 규모 2.0 이상 지진만 7번
동해 열곡대 가로지르는 단층에서 발생한 듯
2019년에는 규모 4.3 지진도
최근 사흘간 동해 바다에서 17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연이은 지진에 정부는 위기경보까지 발령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한 지점에서 연쇄적으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 동해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짧은 기간 특정 지역에서 지진이 연속 발생하는 건 이례적이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강원 동해시 북동쪽 48~60㎞ 해역에서 사흘간 17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25일 기준 마지막 지진은 오후 3시 55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0㎞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3.5의 지진이다. 이번 연쇄 지진의 규모는 2.0 미만의 미소지진에서 최대 3.5까지다. 이 중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7건이었다.
이번 연쇄 지진의 계기진도는 Ⅰ·Ⅱ로 사람이 거의 느낄 수 없지만 지진계에는 기록되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지진해일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강원지역에 지진 재난문자를 송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의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는 1978년부터 현재까지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총 35건 관측됐는데 이 중 32건이 올해 발생한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자연지진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는 아직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단층은 일본이 한반도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생긴 열곡대 구조와 관련 있다. 동해 연안과 평행하게 남북으로 발달된 구조를 단층이 가로지르는 형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이 지역은 2019년 이전에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지진 활동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2019년 4월 19일 발생한 규모 4.3의 지진이었다. 당시 최대진도는 Ⅳ로 실내에 있는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흔들리는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이때 지진이 북북서-남남동 방향의 역단층 운동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지진 발생 후 사흘 뒤인 4월 22일 울진군 해역에서도 규모 3.8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명확히 알기 어렵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으로 단층에 응축됐던 에너지가 해소돼 당분간 지진이 안 난다고 볼 수 있지만, 더 큰 지진의 길을 닦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다만 지진 발생지점이 지하 25㎞라 현재로선 측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청 역시 "현재로서는 더 큰 지진이 이어질지, 추가로 지진이 발생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쇄 지진이 흔한 일은 아닌 만큼 정부는 경계태세를 높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5일 오전 5시 30분을 기해 지진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관심 단계는 규모 2.0 이상~2.9 이하 지진이 5회, 2.0 미만 지진이 10회 이상 발생할 때 발령한다. 지진 위기경보 4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로 피해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자는 취지다. 이번 경보는 2019년 지진 위기경보제가 도입된 이후 6번째 발령이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22분쯤에는 경북 문경시 북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2.7의 지진이 발생했다. 계기진도는 경북 최대 Ⅲ, 전북과 충북 Ⅱ로 건물 위층의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경북도소방본부에는 지진 유감 신고가 총 6건 접수됐다. 다만 이 지진은 내륙 지진으로 동해 지진과는 명확한 관련이 없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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