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등에 특사 파견도 밝혀
젤렌스키 “길고 의미 있는 통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세계 평화 중재자’를 노리는 시 주석이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접촉하면서 외교적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와 신화통신은 이날 두 정상 간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소통한 건 전쟁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화와 협상이 전쟁에서 유일한 탈출구”라면서 “핵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 유라시아 문제 특별대표를 파견해 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심도 있는 소통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항상 평화의 편에 서며 중국의 핵심 입장은 대화를 통해 평화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 주석과 “길고 의미 있는 통화를 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밝혔다. 그는 “이 통화와 주중 우크라이나 대사 임명에 대한 약속이 양국 관계 발전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통화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블로 리아비킨 전 전략산업부 장관을 신임 주중 대사로 임명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두 정상의 소통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달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러 모스크바를 방문할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오르내렸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A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 주석을 여기서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전쟁 전에 그와 접촉했지만 1년 넘게 연락하지 못했다. 대화하고 싶다”고 우크라이나 초청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글로벌 리더십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앙숙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화해를 중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의 ‘안방 외교’도 이어갔다. 이달에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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