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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700명 아이들의 밥을 책임지는 급식실의 히어로

입력
2023.05.02 20:18
수정
2023.05.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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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급식 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들

편집자주

당신의 가방 속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나요? 지금, 알파가 만나러 갑니다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최근 5년간 60명이 폐암 확진을 받았고 28%가 폐 '이상소견'을 보인 직업군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 급식노동자입니다. 찜통 조리실, 환기시설 부족으로 근무 도중 실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월 기본급은 186만 8,000원으로 최저임금(191만 4,400원)보다 낮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상급식은 급식노동자의 구부러진 손가락과 화상으로 얼룩진 피부, 폐 속에 자라난 암세포로 이뤄진 것"(학교비정규직노조)이라는 호소가 뼈아픈 이유입니다.

열악한 환경과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조리실을 지키고 있는 급식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조 소속 손경숙, 정경숙 조리실무사는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라고 한 마디 해줄 때 내 일이 참 보람되는구나" 느낀다고 말합니다. 각각 7년 차, 10년 차 베테랑 조리 실무사인 두 '경숙즈'의 가방을 알파GO에서 들여다봤습니다.

물건 1. 이게 조리도구라고? -삽과 뜰채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언뜻 봐서는 조리 도구인 게 믿기지 않습니다. 하루 1,700명의 식사를 일사불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리 도구도 특수 장비여야 합니다. '삽'과 '뜰채'는 볶음부터 튀김까지 온갖 조리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용품입니다. 수백 킬로에 달하는 요리를 시간 안에 끝마치기 위해서는 두 명의 조리 실무사가 두 시간 동안 소위 '삽질'을 해야 합니다. 커다란 솥단지에 가득 담긴 음식을 삽으로 쉴 틈 없이 휘젓다 보면 금세 온몸이 저려옵니다. 삽과 뜰채는 조리 도구이지만 동시에 급식실 노동이 고강도의 압축 노동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물건이기도 합니다.

물건 2. 약국이야 가방이야-각종 의료용품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조리 실무사들의 가방 안에는 작은 약국을 방불케 할 만큼 의료용품이 가득했습니다. 날카롭고 무겁고 뜨거운 물건이 가득한 조리실 안은 웬만한 공장만큼이나 위험한 현장입니다. 베임사고나 화상사고가 빈번한 만큼 연고와 밴드는 필수입니다. 회전근개 증후군부터 주관절 외상과염 같은 근골격계 질환도 조리 실무사들의 대표적인 직업병 중 하나입니다. 허리부터 무릎, 팔꿈치,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 보니 테이핑 요법에는 준전문가가 됐습니다. "음식을 욱여넣는 수준으로" 식사를 대충 해결할 때가 많다 보니 소화제도 필수품입니다. 손경숙 실무사는 "대부분의 조리 실무사들이 거의 매일 같이 한의원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물건 3.조리 흄, 이걸로 될까?-KF94 마스크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학교급식 종사자의 폐암 발병의 1차 원인으로는 튀김, 볶음, 구이 요리 시 나오는 '조리흄'(COF)이 꼽힙니다. 조리흄은 기름을 이용한 고온 조리에서 발생하는 물질로 연기와 함께 폐로 들어가 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19에 조리흄 문제까지 불거지며 대부분의 조리 실무사들이 근무 시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하지만 내내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것만이 해답은 아닙니다. 정경숙 조리 실무사는 "KF94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다 보면 호흡이 힘들고 땀으로 얼굴이 범벅이 된다"며 "마스크를 잘 안 써서 폐암에 걸린 게 아니라, 환기 시설 개선과 인력 충원 등 급식실 근무 환경 전반이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했습니다. 급식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들이 우리 아이들의 '밥'을 책임지는 필수 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알파GO] ep.3 급식노동자의 가방에 담긴 물건은

"아마 급식실 일하시는 분들이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 오늘 뭐 맛있었어요. 이렇게 한마디 해주고 가면 이래서 급식하지, 하고 위안 삼는 거예요."(손경숙)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9년을 보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아이들이 중학교 간 뒤에 다시 찾아와서 급식 먹고 이렇게 컸어요,라고 하면 그렇게 보람찰 수가 없어요."(정경숙)

급식 노동자들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확인하세요!


한소범 기자
이수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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