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국장, ADB 연차총회 회견
"금리인상 적절 중단"
국제통화기금(IMF)이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경제의 물가상승압력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하반기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고전을 거듭하는 수출이 나아지겠지만,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낮아지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며 “물가를 잡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때 이른 통화정책 완화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IMF가 금리 인하에 선을 그은 건 물가 상승률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한국의 물가 상승률(3.7%·지난달 기준)은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으나, 근원물가가 고공행진하는 탓에 물가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근원물가는 일시적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지수로 지난달 상승률은 4.6%를 기록했다. 13개월 연속 4%대를 웃돌고 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0%)를 상회하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4%대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고, 노동시장 약화가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긴축정책의 위험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2·4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그는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올해 한국경제가 1.5%(내년 2.4%) 성장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달 IMF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종전 1.7%에서 1.5%로 낮췄다. 그는 “교역 상대국의 성장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라며 “주택 가격 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높은 금리는 내수를 억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 저조했다가 하반기 회복)’ 전망처럼 하반기로 갈수록 한국 경제 상황은 나아질 것으로 봤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순수출(수출-수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기여도가 올해 1분기 플러스(+)로 전환했고, 중국 경제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 호전과 하반기 반도체 사이클 개선 역시 한국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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