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찾아오는 밤 손님’으로 불리는 질환이 있다. 바로 골다공증이다. 그만큼 증상이 없어 스스로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그러나 골다공증을 앓으면 엉덩이관절(고관절), 척추, 손목 등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 그러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사망에 이르는 지름길일 수 있기에 꾸준한 운동과 식이 조절 등으로 한 살이라도 젊을 때부터 대비해야 한다.
◇나이 들면서 조골세포 기능 떨어져 발생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뼈 관련 세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뼈는 조금씩 오래된 부분을 갉아 없애고, 그 자리에 새로운 뼈를 만들어 넣는다. 오래된 뼈를 없애는 세포를 파골(破骨)세포, 새로운 뼈를 만드는 세포를 조골(造骨)세포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파골세포 기능은 여전한 데 반해 조골세포 기능이 조금씩 저하되기 시작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서 뼈에 빈 구멍이 뚫린 채로 남게 된다. 이를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이러한 골다공증에는 유전 요소가 개입할 때가 많다. 그래서 부모가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거나 등이 많이 구부러졌다면 자녀도 골다공증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김광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따라서 여성은 폐경이 생기고 남성은 70세가 넘으면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골다공증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파골세포가 뼈를 없애는 기능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폐경과 함께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 파골세포 움직임이 활발해져 오래된 뼈가 사라지는 속도는 높아지고, 노화에 따라 새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 움직임은 저하되면서 골밀도가 낮아진다.
하지만 음주와 흡연을 자주 하면 남성도 골다공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술은 조골세포 활동을 억제해 새 뼈 생성을 막고,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은 뼈의 미네랄 성분을 줄여 골밀도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남성이라도 7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고관절 골절되면 1년 이내 15% 사망
골다공증 자체도 위험하지만 엉덩이관절이 골절되면 1년 내 사망률이 15.6%에 달하고, 척추에 골절이 생기면 5.4%에 이른다.
엉덩이관절이나 척추가 부러지면 사실상 거동하기 어려워 누워 지내게 된다. 그러면 욕창ㆍ혈전 등 각종 합병증이 뒤따른다. 사회생활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골다공증 치료는 완치보다 ‘관리’에 집중해 접근해야 한다. 호전되더라도 약 복용을 잠깐 쉬거나 종류를 바꿀 수 있지만,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먼저 뼈가 가장 많이 성장하고 건강한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예방에 좋다. 운동하면 자극받은 근육이 크는 것처럼 뼈에 자극이 가는 운동을 하면 조골세포가 활성화돼 골밀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등산ㆍ달리기ㆍ계단 오르기 등 뼈에 하중이 가는 운동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먹는 것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잘 알려져 있듯이 칼슘과 비타민 D 섭취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50세 미만 성인에게 하루 1,000㎎, 50세 이상은 하루 1,200㎎의 칼슘 섭취를 권고한다.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몸에서 비타민 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다. 따라서 비타민 D 보충제를 따로 챙겨먹는 것이 좋다.
100g당 341㎎의 칼슘을 가지고 있는 시래기와 100g당 296㎎의 칼슘을 함유한 깻잎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 D가 함유된 참치ㆍ고등어 등 생선과 달걀ㆍ표고버섯을 먹는 것이 비타민 D 섭취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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