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부터 현 정원보다 확대 기대
중환자실·외상센터 흑자 내게 수가 개선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부족 문제를 △의대 정원 확대와 △수가(국가가 정한 의료 서비스 가격) 조정이라는 '투트랙' 방식을 통해 풀기로 했다. 논의 중인 의대 정원 확대는 늦어도 내년 4월까지 매듭짓고, 2025학년도부터 바뀐 의대 정원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 중환자실과 외상센터 등 중증응급환자를 돌보는 분야에서 병원이 전문의를 많이 뽑을 수 있도록 '사전보상제'(가칭)란 이름의 새로운 지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일 서울 중구의 한 회의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내년 4월 전 의대 정원 문제를 결론 내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가 마지노선을 내년 4월로 잡은 건 교육부가 매년 4월쯤 다음 연도 대학 입학 정원을 확정해 각 대학에 통보하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전국 의대 모집정원이 3,058명을 넘어서게 된다. 2006년부터 18년째 유지되어 온 3,058명이라는 철옹성이 무너지는 셈이다. 박 차관은 "올해(2024학년도)부터 적용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어려우니 내년에는 반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은 11개월간 의료계와 공감대를 이룰 수 있게 논의해 의대 정원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중환자실과 외상센터가 흑자를 낼 수 있게 사전보상제를 추진한다. 사전보상제는 코로나 팬데믹 때 병상을 미리 확보한 방식에서 착안한 제도다. 정부는 당시 병상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자 코로나 치료 의료기관의 병상 일부를 중증병상으로 지정해 보상했다. 위중증 환자가 언제 입원할지 모르니 병상을 사전에 구매해 비우게 한 것이다.
불이 나지 않아도 전국에 소방서를 유지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병상이 비고 의료진이 일하지 않는 상태로 대기하고 있어도 손해가 나지 않도록 보상할 방침이다. 현재 행위별 수가(의사들의 진료 행위마다 값을 매기는 것) 체계에서는 중환자실과 외상센터의 경우 환자가 입원하지 않으면 수가를 받을 수 없어 병상을 비워둘수록 손해다. 정부는 수가 개편으로 병원들이 흑자를 내면 이들 시설에 더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 차관은 "내년에 사전보상제 시범사업을 시행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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