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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아니었는데 '시청률 16%'… 차정숙 돌풍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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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아니었는데 '시청률 16%'… 차정숙 돌풍 왜일까

입력
2023.05.10 17:07
수정
2023.05.10 17:41
20면
0 0

불륜 등 진부한 '막장' 스토리 같지만
'경력 단절 주부'에 공감, 사이다 전개 호평
'크론병 비하' 논란은 악재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JTBC 제공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JTBC 제공

경력이 단절된 주부가 주인공이지만 가족 드라마는 아니다. 주인공 남편은 불륜에 숨겨 놓은 딸도 있지만 막장 드라마도 아니다. ‘닥터’를 내세웠지만 전문성 높은 의학 드라마도 아니다. 하지만 반응은 열렬하다. 최근 회차(8회) 시청률 16.2%(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한 드라마 JTBC '닥터 차정숙' 이야기다.

당초 이 드라마는 기대작은 아니었다. 배우 엄정화와 김병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장르물도 대작도 아니었기 때문. 예상대로 시청률 4.9%로 출발했지만 빠른 전개와 함께 반응이 바뀌었다. 의대 졸업 후 임신으로 경력이 단절돼 주부로 살아온 차정숙이 간이식 수술 이후 각성하고 남편의 뺨까지 때린 2회(7.8%)부터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4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JTBC '닥터 차정숙' 메인 포스터. JTBC 제공

JTBC '닥터 차정숙' 메인 포스터. JTBC 제공

인기의 원동력은, 흔히 볼 수 있는 고학력이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의 어려움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점. 꿈이 있었지만 임신·육아 앞에서 자신을 포기해야만 했던 경험을 가진 여성들의 공감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제작사 스튜디오앤뉴의 강유리 기획 PD는"여성들은 유년기에는 '어느 집 딸'로, 출산 후엔 '누구 엄마'로 불려 온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사는 시절이 짧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같은 고민을 한 시청자들과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공식 글로벌 주간차트(지난 1일부터 7일 기준) 비영어 TV 부문 19개국 TOP 10에도 올랐다. 글로벌한 정서라는 셈이다.

남편의 불륜과 숨겨진 딸, 게다가 연하남과의 로맨스까지 다소 상투적이다. 하지만 뻔한 상황 속 예상치 못한 등장인물의 반응도 재미 포인트다. 인호와 불륜 관계인 승희의 딸은 정숙의 딸에게 "너와 내가 자매"라며 폭로하고 승희에게 "바보 같이 이런 거 하나 못해서 숨어 사느냐"고 쏘아붙인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진부한 상황을 던져 놓고 시청자가 상상하기 어려운 인물의 반응이 나오니 흥미로워진 것"이라면서 "이웃집 싸움 구경 하듯이 시청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극 중 김병철은 차정숙의 깐깐하고 예민한 남편이자 철두철미한 대학병원 외과 과장 서인호를 연기한다. JTBC 제공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극 중 김병철은 차정숙의 깐깐하고 예민한 남편이자 철두철미한 대학병원 외과 과장 서인호를 연기한다. JTBC 제공

"남편이요? 죽었어요"(남편 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차정숙 대사), "할머니는 아들을 왜 저렇게 키웠어요? 완전히 잘못 키웠잖아요"(아빠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딸의 대사) 등 사이다 대사도 연일 화제다.

반환점을 돈 '닥터 차정숙'이 최근 대박 드라마의 준거로 꼽히는 시청률 20%의 벽을 뚫을 수 있을까. 변수는 최근 불거진 희귀병인 크론병 논란이다. 크론병을 '못된 병'이라 비하하거나 발병 원인으로 유전이 부각되는 등 사실 관계가 다른 대사가 문제가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10일 오후 2시 기준 관련 민원이 125건 접수되는 등 시청자 항의가 이어졌다. 제작진은 이날 "투병 중인 환자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더욱 주의하며 제작하겠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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