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누리학교 "2019년 11월 말 처분"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세종의 한 특수학교에 기증한 장애인용 놀이기구 ‘휠체어 그네’가 고물로 처분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 기증품이 교육 당국의 무관심과 안전인증 관련 기관들이 책임을 미루는 사이 고철로 팔려 나간 셈이다.
최기상 세종누리학교 교장은 8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조수미씨가 2016년 기증한 장애인용 놀이기구가 2019년 11월 처분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산업통상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의 중인 '휠체어 그네' 안전규제 심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수미 휠체어 그네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놀이터 설치가 시작되던 2016년 조씨의 기증으로 설치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2017년 3월 철거됐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휠체어 그네가 놀이기구 안전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어린이놀이터 안전점검 기관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해서 철거했던 것”이라며 “관련 안전인증 기준이 만들어지면 다시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네는 2년 반 이상 창고에서 나오지 못했고, 장애인용 놀이기구는 관련 기준이 없어 안전인증을 내줄 수 없다는 인증기관과 관련 기준 마련을 두고 관련 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고철로 팔려 나갔다. 최 교장은 "휠체어를 먼저 떼 놓고 있었고, 2019년 남아 있던 기둥 철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창고에 있던 휠체어 그네도 같이 처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네는 조씨가 2012년 호주의 한 특수학교에서 휠체어 그네를 접한 뒤 2014년부터 사비를 털어 장애아동시설에 휠체어 그네를 기증한 것 중 하나다. 당시 기능 행사에는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고준일 세종시의회장 등이 참석했고, ‘장벽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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