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
IRA로 미국 진출 막힌 中 배터리, EU에 집중 투자
유럽연합(EU)에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 격차가 빠르게 줄며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2년 사이 EU에서 중국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두 배 이상 급등해 한국이 배터리 점유율 우위를 유지하려면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4일 이런 내용의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업계는 2030년이면 EU가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의 약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2위 전기차 판매국인 EU가 글로벌 배터리 기업의 역내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며 배터리 기업들도 EU에 신규 설비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이 EU 역내 투자를 대폭 늘려 우리 기업과 점유율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EU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6.8%에서 2022년 34.0%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점유율은 68.2%에서 63.5%로 줄었다.
무역협회 "앞으로 1,2년이 배터리 시장 판도 좌우할 것"
보고서는 EU 완성차 회사(OEM)와 배터리 기업이 본격적으로 제휴하는 앞으로 1, 2년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체마다 제각각 다른 요구 사항에 맞춰 생산 설비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단기 자금 조달 능력이 수주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기업의 배터리 공장이 EU에서 가동되기 전인 2016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대(對)EU 양극재 수출 증가로 국내에 유발된 생산액은 53억6,000만 달러, 부가가치액은 12억1,000만 달러, 취업 인원은 1만1,751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가 고용과 수출 증대 효과가 큰 배터리 산업의 우위를 지키려면 개별 기업의 투자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절실하다는 말이다.
김희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향후 1, 2년 내 EU 시장에 충분한 설비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면 중국과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이 EU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대등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집중적 자금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지원 방안으로 △자금 지원 확대 △핵심광물 공급망 확충 △투자 세액 공제의 실효성 강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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