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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명 로펌 전관 변호사들도 '코인 대통령' 사기 코인 주주였다

입력
2023.05.16 04:30
수정
2023.05.16 14:12
0 0

<2>코인 대통령과 180개 사기극
'코인 대통령' 심씨의 TMTG 코인 프로젝트
판검사 출신 유명 로펌 변호사 2명 주주 등록
조세회피처 세이셸 소재 거래소에도 주주로
로펌 측 "주주 등록 몰랐고 법적 자문 안 해"
심씨 요청에 해당 로펌 TMTG 사건 변호 중

TMTG 홈페이지 캡처

TMTG 홈페이지 캡처

‘코인 대통령’으로 불리는 심모(58)씨가 설립한 코인 발행업체의 주주에 유명 로펌 소속 전관 변호사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씨는 전국 다단계 조직을 동원해 ‘더마이다스터치골드(TMTG)’ 등 여러 코인을 판매했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금 가치와 연동된 토큰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게 TMTG 코인의 홍보 포인트였다. 심씨를 고소할 예정인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이 수천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TMTG 발행업체 및 조세회피처에 설립된 코인 거래소의 주주에는 심씨의 가족과 지인,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있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심씨의 변호도 현재 해당 변호사들이 속한 로펌에서 맡고 있다.

'코인 대통령 ' 심모씨로부터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한국일보에 제보한 당시 설명회 모습. 심씨는 코인 제우스 거래소와 TMTG, LBXC 코인 등 10여개의 코인을 홍보했다. TMTG 피해자 제공

'코인 대통령 ' 심모씨로부터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한국일보에 제보한 당시 설명회 모습. 심씨는 코인 제우스 거래소와 TMTG, LBXC 코인 등 10여개의 코인을 홍보했다. TMTG 피해자 제공


유명 로펌 전관 변호사는 왜 조세회피처에 설립된 회사 주주가 됐을까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명 로펌 변호사인 검찰 고위간부 출신 A씨와 판사 출신 B씨가 TMTG 운영업체인 디지털골드익스체인지(DGE)의 주주로 등록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DGE 지분표와 주주명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각각 DGE 지분 2.63%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DGE 관계회사인 제우스 엔터프라이즈 인터내셔널 지분도 2.5%씩 갖고 있다. 제우스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제우스의 운영사로 아프리카 동부 세이셸 공화국에 설립됐다.

현행법상 국내에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백서(White paper·프로젝트 청사진)’ 등을 공개하고 코인을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코인 발행업체들은 이에 따라 싱가포르, 몰타, 홍콩 등에 발행업체를 별도로 두고 실제 프로젝트는 국내에 설립된 회사에서 운영해 왔다.

심씨도 한국에 DGE를 세워 프로젝트를 운영했고 싱가포르와 홍콩, 세이셸에 관계회사를 세웠다. DGE는 홍콩에 위치한 TMTG 발행업체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홍콩 TMTG 법인은 싱가포르와 필리핀 소재 카지노 정킷용 환전 회사로 연결되며 세이셸에 설립된 코인제우스로도 연결된다. 해외에 있는 영세 거래소에서 TMTG를 거래하고, 이를 환전회사 등에서 현금화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들 회사의 주주는 대부분 겹친다.

TMTG 백서에 언급된 금 거래 절차. 법원은 "코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명목상으로만 플랫폼을 구축한 게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TMTG 백서에 언급된 금 거래 절차. 법원은 "코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명목상으로만 플랫폼을 구축한 게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심씨, 2심에서 이 로펌 소속 변호사 선임해 감형

심씨가 DGE와 제우스의 주주 명단에 유명 로펌 소속 전관 변호사인 A씨와 B씨의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는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TMTG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심씨가 전관 변호사들이 주주로 있어서 법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없도록 뒤를 봐주고 있고, 돈(수익)은 현금으로 배달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심씨가 TMTG의 프라이빗 세일(특정 투자자에게만 하는 비공개 판매) 과정에서도 변호사들 이름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코인 대통령 ' 심모씨로부터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한국일보에 제보한 당시 설명회 사진. 심씨는 코인 제우스 거래소와 TMTG, LBXC 코인 등 10여개의 코인을 홍보했고 다른 사람을 소개시킬 경우 소개비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TMTG 피해자 제공

'코인 대통령 ' 심모씨로부터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한국일보에 제보한 당시 설명회 사진. 심씨는 코인 제우스 거래소와 TMTG, LBXC 코인 등 10여개의 코인을 홍보했고 다른 사람을 소개시킬 경우 소개비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TMTG 피해자 제공

한 피해자는 “우리나라 최고 로펌 변호사들이 주주로 참여했고, 금과 연동된다는 점 때문에 투자한 사람들이 꽤 많다”며 “강남에선 TMTG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이 바보로 여겨질 만큼 사람들이 몰렸다”고 전했다. 이 피해자는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지만 거의 날린 상태다.

주주로 등록된 변호사 2명은 TMTG 관련 법적 자문을 해준 적이 없고 배당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로펌 측은 한국일보에 “두 변호사가 소유 중인 강남 빌딩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을 때 심씨가 도와준 적이 있어 그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선의로 심씨 코인에 투자한 것”이라며 “심씨 회사의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세이셸 소재 회사에 주주로 등록돼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두 변호사는 다만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심씨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심씨는 형사재판에서도 두 사람이 속한 로펌을 활용했다. 심씨는 코인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심씨는 이후 A씨에게 연락해 “로펌 소속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 뒤 거액의 수임료를 내고 사건을 맡겼다. 그는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 받았으며,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도 해당 로펌 소속 변호사 5명을 선임한 상태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315개 상장폐지 코인 전수조사 [QR 코드 확대 이미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315개 상장폐지 코인 전수조사 [QR 코드 확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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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코인리포트

<1>'사라진 코인' 심층 보고서

<2>코인 대통령과 180개 사기극

<3>대마불사 거래소의 이면

<4>코인 생태계 리부팅해야

조소진 기자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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