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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뭐길래...바이든, 해외 방문 일정 전격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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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뭐길래...바이든, 해외 방문 일정 전격 축소

입력
2023.05.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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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국 견제용 파푸아뉴기니·호주 방문 취소
일본 G7 참석 후 귀국... 부채한도 협상 참석 이유
바이든, 공화당과 2번째 협상... 합의점 찾지 못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위해 해외 순방 일정 일부를 취소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외교 결례이자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제어하려는 외교전략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왼쪽부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16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왼쪽부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16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백악관 "바이든, G7 후 21일 귀국...의회 회동 위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는 21일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디폴트를 막기 위한 시한까지 의회의 행동을 끌어내려는, 의회 지도자들과의 회동에 복귀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래 17일 출국해 18~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와 미일ㆍ한미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파푸아뉴기니(22일), 호주(25일)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었다. 태평양도서국포럼과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다음 달 1일로 예상되는 디폴트 시한(X-데이트)을 앞두고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진전이 없자 파푸아뉴기니와 호주 방문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아침 호주 총리와 통화해 그의 방문을 연기하겠다고 알렸다”며 “파푸아뉴기니 측과도 접촉해 방문 취소를 알렸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또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정상이 모이는 호주 쿼드 정상회의 참석도 중국 압박을 위한 중요 행사였다. 하지만 미국 국내 정치 이슈로 인해 장기간 준비했던 외교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미국 안팎에선 논란이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유산의 달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유산의 달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6월 디폴트 시한...부채한도 협상 난항

바이든 대통령의 해외 방문 일정 취소는 공화당과의 부채한도 협상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민주ㆍ공화당 상ㆍ하원 지도자와 백악관에서 1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미국은 31조3,810억 달러(약 4경2,000조 원)로 설정된 부채한도에 지난 1월 도달했다. 재무부가 임시 방안을 마련해 5월까지는 연방정부 운영이 가능하지만 최악의 경우 6월 초에는 디폴트를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 부채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상한선이다. 의회가 이를 높여 주지 않는다면 돈을 빌릴 수 없고, 공무원과 군인 월급 지급 중단 등 연방정부 폐쇄(셧다운)가 불가피하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의회가 과거에도 78차례나 한도를 상향한 만큼 이번에도 조건 없이 상한선을 올려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정부의 재정 지출 삭감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날 회동 후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가 디폴트를 피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물론 삭감할 정부 지출 항목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려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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