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후보 19명 모집
주주 및 외부전문가 추천
KT소액주주 카페 대표 '알바트로스' 포함
"주주 가치 높여달라는 요구"
핵심 경영진 공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KT가 다음 이사회에 참여할 사외이사 후보 19명을 모집했다고 17일 밝혔다. 회사 주식 1주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들과 외부 전문기관이 추천한 사람들이다.
후보는 8~16일 찾았는데 구체적 명단은 물론이고 누가 어떤 후보를 추천했는지도 알리지 않았다. 다만 대표이사(CEO) 선출 과정에 대한 정치권 개입을 반대하며 '소액주주 운동'을 펼쳐온 커뮤니티 대표 배창식씨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3사 이사회 후보에 소액주주 대표자가 들어온 것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지난해 11월부터 CEO 후보가 세 차례 바뀌는 등 혼란이 계속되며 회사 시가 총액이 2조 원 넘게 증발한 것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해석됐다. KT는 이사진을 청와대나 정부에서 활동한 정치권 인사나 학계, 경제계 사람들로 채워왔다.
닉네임 '알바트로스'로 활동해온 배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소액주주카페 운영진을 통해 사외이사로 추천을 받았다"면서 "주주들을 대표하는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처음 경제계 출신을 찾아 회사에 추천할 계획이었지만 후보자 발굴이 쉽지 않자 자신들의 대표자를 올리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배씨는 "소액주주들은 지금까지 회사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이 떨어졌고 주주가치를 높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면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CEO 선출 갈등을 보면서 회사를 제대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도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 대표자가 이사회에 들어가면 외풍을 막는 바람막이 역할도 가능하다"며 "한국 주주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배씨가 실제 이사회에 들어가면 다음 CEO 선출과정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단, 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온 최대주주 국민연금과 2대 주주 현대차그룹도 사외이사 후보를 올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은 피할 수 없다.
6월 사외이사, 8월 CEO 선임
회사는 곧장 19명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시작한다. KT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총 8명까지 둘 수 있다. 현재 이사회는 임시직을 제외하면 김용헌 사외이사 단 1명만 남아 있기 때문에 접수된 후보자 중 최대 7명이 이사회에 들어올 수 있다.
사외이사 심사 기준은 ①정보통신·금융·경제·경영·회계·법률 등에서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 보유 ②특정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회사 및 주주 이익을 위한 직무수행 능력 ③적합한 윤리의식과 책임감 등이다. 회사는 6월 초 최종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하고 같은 달 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표결을 진행한다. 사외이사진이 꾸려지면 이들을 중심으로 7월 중 CEO 후보를 논의해 8월 2차 임시주총에서 주주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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