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묘지 앞에서 승강이
姜, 현수막 떼어내며 불만 표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발견한 뒤 직접 뜯어내다가 이를 제지하던 5·18 관련 단체 회원들과 충돌했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등에 따르면 강 시장 일행이 탑승한 승용차가 이날 오전 10시쯤 광주 북구 운정동 5·18묘지 정문 앞 삼거리 쪽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이후 차량에선 강 시장 수행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내린 뒤 입구 삼거리 옹벽 쪽에 내어 걸려 붙어 있던 현수막 2개를 뜯어내기 시작했다.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 유공자회가 게첩한 이 현수막엔 '광주지검은 불법 행정을 저지른 강기정을 즉각 수사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앞서 5·18부상자회 회원 등 300명은 부상자회가 광주시 5·18교육관 위탁사업자 공모 사업에서 탈락하자, "강 시장이 위계 등의 방법으로 입찰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강 시장과 관련 공무원 등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강 시장 일행이 현수막을 뜯어내는 모습을 본 5·18공로자회 소속 회원 A(66)씨 등 서너 명은 이를 막아서면서 이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어 잠시 후, 강 시장도 차량에서 내려 직접 현수막 2개를 손으로 떼어낸 뒤 A씨를 향해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강 시장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설전을 벌였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5·18 유족회 주관으로 열린 추모제 참석하기 위해 5·18묘지를 향하던 중이었다. 강 시장은 현수막을 뜯어낸 뒤 추모제 행사장으로 가기 위해 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그러나 A씨 등이 차량을 가로막고 항의하자 차량에서 내려 행사장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강 시장과 두 단체 간 갈등은 민주묘지 내부로도 이어졌다. 민주의 문 앞에서 강 시장과 마주친 황일봉 5·18부상자회장은 강 시장을 향해 "(광주)시정을 똑바로 하라"고 꾸짖었고, 강 시장도 "5·18이 형(황일봉)것이냐"고 맞받아쳤다. 이에 흥분한 강 시장의 한 측근도 "형(황 회장) 당신이나 똑바로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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