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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에 돌이..." 심한 다이어트가 원인?

입력
2023.05.21 17:30
수정
2023.05.21 17:3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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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증은 다이어트나 장기간 금식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도 담낭에서 담즙을 배출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발생하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담석증은 다이어트나 장기간 금식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도 담낭에서 담즙을 배출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발생하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간은 음식물 소화를 위해 담즙(쓸개즙)을 매일 1L 정도 만든다. 담즙을 간 아래 붙어 있는 담낭(쓸개)이 저장했다가 음식물이 체내로 들어오면 배출해 지방 소화를 돕는다.

이때 담즙은 담관(담도) 통로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되면 돌처럼 딱딱해진다.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돌을 ‘담석(膽石ㆍcholelithiasis)’이라고 한다.

◇별다른 증상 느끼지 못할 때 많아

담석증은 50세가 넘으면 급격히 많이 발생한다. 담석 증상도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16만2,957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70대(28.1%)였고, 60대(21.3%), 50대(20.9%) 순이었다. 50대 이상 환자가 70.3%를 차지했다.

담석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담낭 결석 환자 중 대부분은 무증상이고,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는 10~25%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담낭 안에 있던 담석이 움직이면서 담관을 막거나, 담관에 있던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염증을 일으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불량ㆍ헛배부름ㆍ잦은 트림ㆍ오심(구역질)ㆍ식욕부진ㆍ설사ㆍ구토 등이다.

이런 증상은 20~30분에서 길게는 수시간 동안 지속된다. 통증은 점차 심해지다가 최고조에 이른 후 30분 이상 지속되다가 사라진다. 통증 지속 시간이 4~5시간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통증이 6시간 이상 지속되면 급성 담낭염ㆍ췌장염 등을 의심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담석증 증상이 나타날 때가 많아 심하게 체했다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급체했다’ ‘속이 꽉 눌리는 기분이다’ ‘가스가 심하게 찼다’ ‘너무 답답하다’고 표현하는 환자인데 담석 때문일 수 있다.

담석증 원인은 담즙 비율 변화다. 담즙은 콜레스테롤ㆍ지방산ㆍ담즙산염 등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담즙 성분 비율이 바뀌어 뭉쳐지면 돌처럼 단단해지는 담석이 발생한다.

담석 종류는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담즙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생기며 여성ㆍ다출산ㆍ비만일 때 잘 나타난다.

잘 먹지 않으면 담즙 배출 호르몬 분비가 잘 되지 않고, 이로 인해 담즙이 한곳에 고이면서 굳어 담석증이 될 수 있어 장기간 금식, 심한 다이어트, 위 절제 수술 환자에게도 잘 생긴다.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 환자에게도 콜레스테롤 담석이 잘 생긴다.

색소성 담석은 갈색 담석과 흑색 담석으로 나뉜다. 갈색 담석은 간디스토마(간흡충) 등 기생충이나 담관 세균 감염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흑색 담석은 간경변·용혈성 황달·크론병 등으로 회장을 잘라낸 환자에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복통이 생긴 만성 담낭염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위 내시경검사만 받다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초음파검사를 받고서야 담석증 진단을 받을 때가 많다”고 했다.

◇물 많이 마신다고 사라지지 않아

담낭염을 유발하는 담석증 치료법은 현재 담낭절제술이 유일하다. 예전에 여러 담석증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대부분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약제 부작용만 낳았다.

담낭절제술은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로 이뤄지는데 최근 합병증도 적고 하루나 이틀 후에는 일상생활도 가능하므로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담석으로 소화장애가 심하거나 고령, 만성질환자라면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무증상 담석증은 예방적 수술은 권하지 않는다. 이는 수술 후 소화불량으로 오랫동안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생겨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면 수술 후 소화불량이나 불편감이 거의 없다. 그러나 △2.5~3㎝ 이상 결석 △석회화 담낭 △담석과 담낭 용종 동반 등 담낭암 발생 위험이 높으면 증상이 없어도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윤영철 교수는 “일반인이 잘못된 상식으로 담석이 저절로 빠져나가길 기대하고 물을 많이 마시거나, 초음파쇄석술로 부수기를 시도하는 건 요로결석과 혼동해서 하는 얘기로 담석을 치료할 수는 없다”고 했다.

◇술ㆍ카페인ㆍ탄산음료 삼가야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폭음, 폭식, 술·카페인·탄산음료 등 자극성 식품을 피한다. 밥과 3~4가지 반찬을 골고루 먹는 한식 식단이 도움이 되고 조리 시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어육류는 저지방인 것을 하루 150g 미만으로 먹어야 한다. 지방 섭취량을 장기간 너무 줄이면 영양 상태가 나빠지므로, 증상이 호전되면 조리할 때 기름을 하루 15g 정도 사용하고, 어육류도 하루 200~250g 정도로 섭취한다.

이윤나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안전한 식습관뿐만 아니라 정기검진, 규칙적인 운동이 좋다”며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 생산과 장 운동을 돕고, 담즙 내 총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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