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늘고 근육량이 적은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근육 질 자체도 떨어질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창희·조윤경(내분비내과)ㆍ김홍규(건강의학과)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건강검진 수검자 1만3,000명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근감소성 비만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발생할 위험이 정상 그룹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근지방증(myosteatosis)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돼 근육 질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근지방증이 당뇨병ㆍ비알코올성 지방간ㆍ심혈관 질환 등과 관련 있다고 알려지면서 근육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창희 교수는 “근지방증과 근감소성 비만은 서로 부정적 시너지를 내므로 대사 건강을 위해서는 내장지방을 감량할 뿐만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2012~2013년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간이나 심혈관 등에 질환 발생 이력이 없는 1만3,612명의 복부 CT 영상을 분석했다.
영상 자동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체 복부 근육을 건강한 근육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전체 복부 근육에서 건강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인 좋은 근육량 지표를 개인별로 산출했다.
좋은 근육량 지표가 가장 낮은 4분위(남성 73.56% 이하, 여성 66.97% 이하)에 속한 사람은 근지방증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근감소증은 골격근량을 체질량지수(BMI)로 조정한 값을 기준(남성 0.789 미만, 여성 0.512 미만)으로 판단했으며, 비만은 BMI가 25㎏/㎡ 이상일 때로 정의했다. 근감소증이 동반된 비만 환자를 근감소성 비만으로 간주했다.
분석 결과, 근지방증을 가진 비율이 정상 그룹(310명)에서는 17.9%인 반면, 근감소성 비만 그룹(9353명)에서는 54.2%로 나타났다.
정상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발생할 위험을 1로 보았을 때 근감소성 비만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생길 위험은 3.7로 두 그룹 간 4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근감소성 비만은 지방 독성ㆍ만성 염증ㆍ인슐린 저항성 등을 일으킬 수 있고 그 결과로 정상 근육의 양과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근지방증은 근감소성 비만의 진행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김홍규 교수는 “질 좋은 근육을 늘리려면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능하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 개인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운동 비율과 강도를 지키며 운동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비만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비만(ObesityㆍIF 9.298)’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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