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의원 남성 공무원 외모 비교 언행 논란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 비하 발언도
민선 8기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지방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유성 해외 출장과 함께 막말은 지방의원들의 고질병으로 꼽히지만, 민선 8기에서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방의원들의 막말은 주로 공무원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다. 22일 경기 구리시의회는 신동화 시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남성 공무원 2명에 대한 성희롱과 폭행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신 시의원은 지난달 24일 민간협력단체의 제주도 워크숍 연수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20대 시 공무원에게 “듣던 대로 잘생겼다. 너는 여자 여럿 거느리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30대 공무원에게는 “너는 그냥 조강지처한테 잘해라”라며 20대 공무원과 외모를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시의원은 또 30대 공무원 머리를 폭행한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신 시의원은 지난 12일 “부적절한 언행으로 실망을 끼쳐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농담이었는데 과했다”고 했다.
경기 의정부시의회 김지호 시의원도 모욕성 발언으로 뒷말을 낳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8일 반환 미군기지 내 추진 중인 미래 직업체험관 사업변경을 요구하던 중 담당 시 공무원에게 “업체에서 돈을 받았느냐. 왜 체험관을 계속 고수하냐”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를 넘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김 시의원은 “업자와 모종의 거래 의혹을 제기했을 뿐 돈 얘기는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정부시청 공무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어 “공무원에게 능욕을 준 사태”라고 반발했다. 경기 고양시의회 김운남 시의원도 지난 3월 30일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시 공무원을 향해 "왜 (나를) 안 찾아오느냐"며 '갑질' 성격의 발언을 했다가 윤리특별위에 회부됐다.
외국인 비하 발언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남 거제시의회 양태석 시의원은 지난달 20일 ‘거제시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안’ 제정에 반대하며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마약)을 한다"며 "이런 애들을 우리가 지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끊이지 않는 지방의원들 막말 논란과 관련해 자질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혜진 고양시공무원노조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자치법이 개정돼 의회 권한이 강화된 만큼 물의를 일으킨 지방의원에 대한 책임과 징계수위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원 징계를 결정하는 윤리특위는 현직 의원으로만 구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 징계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염일렬 서정대 지역발전연구소장은 “의정활동 관련 기본 교육뿐 아니라, 인권교육 등 기본적인 소양교육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