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운동의 하나가 등산이다. 그런데 등산하다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이가 적지 않다. 특히 일교차가 큰 5~6월에 등산할 때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등산 도중 사망 사고는 실족 등의 사고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등산 중 사망 사고는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이 가장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발생한 등산 중 사망 사고 69건 중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사고는 39건(51%)이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외국에서 시행됐던 연구에 따르면 등산하다가 심혈관 질환 같은 이유로 급사하는 확률이 같은 나이의 사람에 비해 4배가량 높다”고 했다.
그러면 왜 등산 도중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는 것일까. 박창범 교수는 “등산으로 인한 갑작스런 운동량 증가와 함께 탈수 등이 발생하게 되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신체 변화를 일으켜 급성 허혈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등산은 추운 환경에서 진행하는 강도 높은 활동 중의 하나다. 특히 산소 농도가 낮은 높은 고도에서 많은 신체 활동을 하면 탈수가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맥박이 증가하고,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는 등 신체 변화가 생긴다. 이런 신체 변화는 심장 운동량을 높이는데, 허혈성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심장 운동량 증가로 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도 산속의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운동으로 인한 과다 호흡이 발생하면 심혈관이 수축되고 혈소판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급성 심근경색 같은 급성 허혈성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중년 이상의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1년 허혈성 심혈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50~60대 남성은 36만215명으로, 전체 환자 100만여 명 중 36%에 달한다. 따라서 50~60대 남성은 등산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등산 도중 급성 허혈성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면 들것이나 헬리콥터로 이송해야 하므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등산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등산 같은 격렬한 운동을 간간이 하는 것보다 규칙적으로 1주일에 3~4회 이상 유산소운동으로 몸을 단련하고 적응한 상태에서 등산을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스스로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하면서 천천히 등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등산 중 탈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분을 섭취하면서 등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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