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G7 정상회의 21일 폐막
공동성명은 폐막 하루 먼저 발표
우크라 지원·러시아 대항 선명히
중국엔 '세계 과제 해결' 동참 요구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합심해 대항하겠다며 강력한 대(對)러시아 규탄 메시지를 내놨다. 중국을 겨냥해선 “직접적인 우려 표명이 중요하다”고 경고하면서도 기후변화 등 국제적 과제 해결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피폭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19일 개막한 G7 정상회의는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정상선언문)을 20일 발표하고, 21일 오후 의장국을 맡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기자회견을 끝으로 폐막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의 핵심 쟁점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패권주의를 강화하는 중국에 맞서 G7 국가들이 단합을 통해 강력한 견제 방안을 도출하느냐의 문제였다. 공동성명에서 G7 정상들은 러시아를 겨냥해 “다시금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고 밝힌 뒤, “러시아의 침략이 계속되는 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깜짝 참석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깊은 인도, 브라질 등 초청국 정상에게까지 ‘대러시아 전선’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 참여를 통해 (G7 국가들이) 연대를 보여준 건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법치주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질서 유지와 강화를 위한 노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에는 경고와 협력 동시에 강조
러시아와 달리 중국에 대해선 경고와 동시에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G7 정상들은 성명에서 “중국과 솔직하게 관계를 맺고 직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무력이나 강요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일방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도록 중국이 압박하라는 요구도 담았다.
하지만 중국을 비난만 하지는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과 대화를 통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국제사회 과제의 해결을 위해 협력할 필요성을 G7이 공유했다”고 말했다. 성명은 공급망에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에 대해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아니라 리스크 경감(de-risk)을 위한 것”이고, “중국에 해를 끼치려고 고안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도 비판했다. G7 정상들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자제해야 한다”며 “무모한 행동은 신속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 군축·디지털·국제 식량 문제 등도 다뤄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열린 이번 회의 공동성명에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지향하며 핵 군축과 비확산 노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G7 정상들이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방문해 피폭자의 목소리를 듣고 핵 군축에 관한 성명을 발표한 건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디지털 분야와 관련, G7 정상들은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라는 목표를 위해 국제적 논의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신흥개도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들 국가가 특히 관심을 보이는 국제 식량 문제와 관련해 행동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선 방류 자체가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독립적 검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젠더 문제에 대해선 “위기 상황에서 여성의 권리가 후퇴하는 데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고, “전 세계 여성과 LGBTQIA+(성소수자)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모든 침해와 남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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