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스타트업 퓨쳐스콜레 체험기 1회
편집자주
한국일보 스타트업랩의 인턴기자 H가 스타트업을 찾아갑니다. 취업준비생 또래인 H가 취준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3일 동안 근무하며 취준생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본 관찰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스타트업들의 땀과 노력, 취준생들의 기대와 희망을 여기 담아 전달합니다.
신생기업(스타트업) 퓨쳐스콜레는 누구나 쉽게 온라인 강의 사이트를 만들어 지식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클래스'(LiveKlass)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라이브클래스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동영상과 오프라인 등 다양한 형태로 강의를 진행할 수 있고 전자책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명칭인 라이브클래스를 영문으로 표기할 때 Class가 아닌 Klass로 표기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신철헌 퓨쳐스콜레 대표는 "코리아(Korea)의 K를 써서 세계로 진출하려는 열망과 지식(Knowledge)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의미"를 서비스 명칭에 함께 담았습니다. "내부에서 '지식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온라인 강좌 개설자들을 각자의 지식 판매 사이트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죠."
사명 퓨쳐스콜레는 미래를 뜻하는 퓨처(future)와 학교의 어원인 고대 그리스어 스콜레(scholé)의 합성어입니다. 신 대표는 2018년 농촌 지역 학교에 가서 3D프린팅, 코딩 등 무료로 컴퓨터 관련 교육을 하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또 와줄 수 있냐"며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보고 사는 곳 때문에 교육 기회가 제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창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업체는 지식으로 자신과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사는 곳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제한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회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매주 '달고나 타운 홀 미팅'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직원 전체가 모이는 회의입니다. 회사 현황을 공유하고 지향점을 되새기는 자리죠. 길거리 간식 달고나에 들어가는 문양인 동그라미, 세모, 네모에 의미를 부여해 만든 이름입니다. 동그라미는 직원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회사의 가치를 상징하고, 세모는 회사가 지향해야 할 목표, 네모는 여러 개 모이면 힘이 강해지는 벽돌 같은 단합을 뜻합니다.
회의 명칭을 정한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처음에 신 대표는 달고나가 등장한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피 튀기는 경쟁이 떠오른다며 부정적 반응이 많아 거부됐죠. 오히려 나진주 퓨쳐스콜레 개발자가 제안한 달고나가 직원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어 채택됐습니다. "뽑기 게임처럼 집중해 회의하고 달콤한 결과를 얻자는 의미죠. 이걸 제안하자 다들 너무 좋아했어요." 대표의 아이디어라고 무조건 채택하지 않고 직원들의 중의를 모으는 민주적 방식이 돋보였습니다. 회사의 핵심 가치도 이런 방식으로 직원들이 함께 결정했습니다.
마침 H가 방문한 날 달고나 타운 홀 미팅이 열렸습니다. 직원 20여 명이 모여 이용자 지표 분석과 함께 내부 세미나 진행 상황, 매출, 비용, 손익 결산을 보고하고 공유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달고나 타운홀 미팅에서 회사 내부 상황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 3월 10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사건처럼 스타트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건도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신 대표는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목표 매출을 이야기하며 "강하게 믿고 실행하면 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업체는 타운홀 미팅 문화를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이은성 퓨쳐스콜레 콘텐츠 매니저는 "예전 회사에 없는 좋은 사내 문화"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당장 일하느라 바빠 서로 일하는 이유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한 적이 별로 없어요. 달고나 타운 홀 미팅을 하면서 매주 어떤 가치를 위해 일하는지 생각하게 되죠. 그런 점에서 단순 회의가 아닌 동기부여의 기회가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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