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불편"
김진욱 처장 등 수뇌부 겨냥
"법원 출신 간부들과 의견 달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가 사직 인사 글을 통해 공수처 수뇌부를 겨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으로 이날 퇴직한 김성문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직 인사 글에서 "공수처 근무 기간은 제 공직 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고 운을 뗐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출범한 2021년 4월 1기 검사로 임용돼 2년 넘게 근무해왔다.
김 전 부장검사는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 중 하나로 김진욱 공수처장 등 판사 출신 간부들과의 이견을 조심스레 꼽았다.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 정립, 비판적인 언론과 국회를 보는 시각과 대응 방향 등을 두고 법원 출신 간부들과 다른 의견을 개진해왔다"는 것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는 수사기관의 컨트롤 타워'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 한다' 등 말이 수시로 오가는 간부회의에서 저의 다른 의견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많지 않았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다른 기관을 무시 또는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경직된 공수처 내부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검사와 수사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며 조직이 뒤숭숭하던 지난해 여름 토론을 통한 개선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오히려 '사직하는 사람이 무책임하다'는 취지로 비난하는 말이 들렸다"며 "얼마 뒤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던 간부들의 목요일 티타임도 없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직을 진지하게 고민한 게 이 무렵부터였다고 털어놨다.
김 전 부장검사는 조직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자신을 겨냥해 "'내부 총질'이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내부 총질'이란 표현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대표적 혐오 표현이라 생각했다"며 "내부의 비판 의견을 외면하고 기존 업무 점검과 평가를 하지 않는 조직은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00년 검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검과 사법연수원, 부산지검, 서울서부지검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2021년 4월 임용된 뒤 그해 9월 수사2부장으로서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인권수사정책관으로 근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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