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파악 착수... 이르면 25일 발사
24일 예정됐던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차 발사가 연기됐다. 발사 과정을 제어하는 컴퓨터 간의 통신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르면 25일 발사가 재개될 수도 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내부 탱크에 저온 헬륨을 공급하는 밸브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를 제어하는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며 발사 중단 경위를 밝혔다. 오 차관은 이어 "밸브 자체는 문제가 없어 수동 작동이 가능하지만, 밸브 운용 시스템이 자동 운용 모드에서 중단될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발사를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누리호 발사 실무를 총괄하는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발사체 내부 이상은 아니고 지상장비 통신 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1, 2차 발사 당시에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문제"라고 설명했다.
누리호 발사 준비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전날 발사대로 이송된 누리호에 전원·연료·산화제 등을 주입하기 위한 엄빌리컬(umbilical·탯줄)이 연결됐으며, 낮 12시 24분 발사 운용 절차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오후에 열린 발사관리위원회에서도 발사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오후 3시쯤 지상장비의 통신 이상 현상이 발견됐다. 고 본부장은 "연료와 산화제는 주입하지 않았다"며 "추진 기관을 점검하면서 산화제 공급을 위한 냉각 작업을 하는데 그 직전에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발사체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 따라, 누리호를 발사대에 세운 기립 상태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립 상태는 일주일간 유지될 수 있다. 항우연 기술진과 소프트웨어 제작에 관여한 민간기업은 즉각 문제 원인 분석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문제의 원인이 해결되는 대로 다시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발사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오 차관은 "25일 발사가 가능한지 여부는 밤 사이 시스템 문제 원인 파악 및 해결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25일 오전 중 위원회를 열어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발사 일정을 다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누리호의 발사 예비기간은 25~31일이다. 25일 발사가 이뤄진다면, 24일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6시 24분에 발사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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