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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엔 호재, 내 공천엔 악재" 尹 지지율 상승 반기기 힘든 與 '텃밭' 의원들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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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엔 호재, 내 공천엔 악재" 尹 지지율 상승 반기기 힘든 與 '텃밭' 의원들의 속내

입력
2023.05.26 04:30
수정
2023.05.26 1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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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상승 추세에 與 '공천 공포' 커져
지역구 방문 잦아지고 '무소속 출마' 등 고려
당내 "헛물켜는 검사 많아" 견제론도 고개
"총선 승리 시급한 상황서 한가한 소리" 반론도

"바라던 일이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국민의힘 부산·경남(PK) 지역 의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을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을 치르겠다는 여권의 총선 전략을 감안하면 '의외의 반응'이다. 그의 지역구는 이른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고 알려진 보수 강세 지역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추세를 두고 '텃밭' 의원들의 속내가 복잡한 이유는 무엇일까.

尹 지지율 상승에 '조바심'...무소속 출마 '플랜B' 고려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남=뉴스1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남=뉴스1

당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구·경북(TK)과 PK 등 여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 의원일수록 유권자 접촉 빈도를 확 높이고 있다. 의정활동을 마친 금요일 밤 지역구에 갔다가 월요일 아침 여의도로 돌아오는 '금귀월래(金歸月來)'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고 지역구 행사에 적극 참석한다는 것이다. PK지역 다선의원의 한 보좌진은 "아예 지역구에 상주하다가 본회의 같은 빠지기 힘든 일정만 참석하고 바로 내려가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여당 텃밭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새 지도체제 출범 후 당내 특위 등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지역구 관리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텃밭' 지역구 의원들이 조바심을 더 내는 건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와 연관이 깊다. 지지율이 오를수록 윤 대통령의 공천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본선 진출이 곧 당선'으로 통하는 텃밭 지역구 의원들은 '자리 보전'이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대통령실·검찰 출신 인사들이 TK·PK지역에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공천 불안감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일부 현역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노리는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자 아예 지역구 붙박이를 자처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일부 의원은 최악의 경우 무소속 출마, 험지 출마 자원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헛물켜는 검사 많아" 커지는 견제 기류..."실력부터 쌓으라"는 의견도

2016년 4ㆍ13 총선 새누리당 대구 지역 후보자 전원이 4월 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에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사죄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6년 4ㆍ13 총선 새누리당 대구 지역 후보자 전원이 4월 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에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사죄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공천 경쟁이 조기에 과열되자 당내에선 우려가 적지 않다. "검사 공화국 프레임에 걸릴 것"(하태경), "내리꽂기식 공천은 역풍 불 것"(안철수) 등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울리는 의원들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아무리 대통령실, 검찰 출신이어도 선거는 '생짜신인' 아니냐. 현역과 경험치가 다르다. 헛물켜는 검사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대통령 주변을 겨냥했다. 반면 TK지역의 한 의원은 "누구와 붙어도 이길 수 있는 '실력쌓기'가 중요한 거 아니겠느냐"며 "내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얻지 못하면 그대로 '식물정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너무 한가한 소리"라고 현역 의원들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집권여당과 대통령실 간의 관계적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대통령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여당 리더십은 작아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만큼 보수 우위 지역 현역의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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