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봉쇄 해제 앞두고 우방에 '손짓'
'북러 교역 거점' 나선무역지대 띄우기
중국어로 경공업 경쟁력 과시하기도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안보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삼각 공조를 강화해 나갈 모양새다. 브레이크 없는 핵·미사일 도발로 고립을 자초한 북한 입장에선 중국과 러시아에 기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북중 국경 봉쇄도 완전히 풀고 외국 관광객을 다시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최근 북러 교역의 거점인 나선(나진·선봉)경제무역지대를 띄우고 있다. 북한 선전잡지인 '대외무역' 2호는 28일 나선경제무역지대를 홍보하는 글을 싣고, 이 지역을 '황금 삼각지대'로 표현했다. 동북아 육상·해양 교통의 요충지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북미를 연결하는 중간지점이라는 의미다. 또 "나선경제무역지대를 국제적 지역으로 발전시켜 동북아 및 그 밖의 세계 각국과 경제협력 및 교류를 확대·강화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나선경제무역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특별한 곳이다. 집권 4년 차였던 2015년 나선경제무역지대 종합개발 계획을 확정·발표하고 18조 원을 투자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외국인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하는 등 홍콩식 모델로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탓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러 간 이해관계가 더 맞아가는 측면이 있다"며 "양국 경제교류가 속도감 있게 이뤄진다면 나선지대가 메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밑작업' 징후 포착
북한은 또 러시아어·중국어판 홍보 영상을 공개하며 우방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에는 지난달 중순부터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제작된 영상물이 여러 편 올라왔다. 평양에서 최근 열린 '봄철여성옷전시회'나 우수 농장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지금껏 대외 홍보 영상을 주로 영어로 만들어 온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러시아어·중국어판 영상을 통해 양국에 친근감을 호소하는 한편, 의류 등 북한의 경공업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2년간 지속된 북중 국경 봉쇄조치가 다음 달 전면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북한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나선 징후도 포착됐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 'NEW DPRK'(새로운 북한)에는 지난 22일 한 여성이 중국어로 북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또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들이 평안 순안국제공항에서 정비받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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