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31일 세종대로서 총력투쟁
'엄정한 법 집행' 강조 경찰 대응 주목
"도로 점거 등 불법 행위 시 강제해산"
민주노총이 31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노조는 최근 노동자를 옥죄는 정부 탄압에 맞서 고강도 투쟁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반면 경찰도 불법 행위에 강제해산 등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해 충돌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집회는 경찰의 달라진 집회ㆍ시위 대응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31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조합원 2만여 명이 참여하는 ‘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한다. 본집회에 앞서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는 오후 2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인근과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각각 조합원 5,000여 명씩 참여하는 대정부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같은 시각 금속노조 역시 5,000여 명을 동원해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할 예정이다. 각자 사전 집회가 끝나면 세종대로까지 행진해 본집회에 합류한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조 탄압’이 도를 넘었다며 전면전을 불사할 태세다. 당장 경찰은 16, 17일 진행된 건설노조의 ‘1박 2일’ 노숙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조 간부 5명을 상대로 수사에 들어갔다. 장옥기 건설노조위원장 등은 내달 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여기에 경찰은 25일 금속노조가 대법원 앞에서 개최하려던 야간문화제를 강제해산하고, 노숙농성도 불허했다. 최근 심야 집회 금지를 추진하는 당정 기조에 맞춰 경찰이 선제적 대응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민주노총도 대규모 도심 집회로 세대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경찰은 이미 불법 행위 발생 시 공권력 투입 방침을 공언했다. 가령 집회 참가자가 차로를 불법 점거해 교통체증을 유발하거나, 경찰이 지정한 시간ㆍ장소를 벗어나면 즉시 강제해산에 나서는 식이다. 준비도 착실히 진행됐다. 경찰은 24일부터 불법 집회ㆍ시위 해산 훈련을 6년 만에 재개했다. 특히 고추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인 ‘캡사이신’까지 활용해 불법 행위자 검거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강경 입장인 탓에 불법 여부를 놓고 노조와 경찰 간 이견이 생기면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민주노총 측은 ‘폭력 노조’ 딱지를 붙이고 싶어 하는 정부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찰과 조율해 당일 오후 5시까지만 집회를 진행한 뒤 야간집회나 노숙농성 없이 자진 해산할 것”이라며 “정부는 불법 집회 프레임을 씌우려 하지만, 정작 노조가 먼저 문제를 야기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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