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근감소성 비만이라면 동맥경화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심장병 위험은 근감소증 비만보다 그렇지 않은 일반 비만에서 더 높았다.
고현민 삼성창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19년 7월∼2020년 12월 한 대학병원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한 수검자 7,177명을 대상으로 비만ㆍ근감소증ㆍ근감소성 비만과 동맥경화 위험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 결과(한국 성인의 체성분과 동맥 경직도의 상관관계)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 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정상ㆍ근감소증ㆍ비만ㆍ근감소성 비만 등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남성의 비율은 정상 그룹이 46.1%로 가장 높았고, 근감소증 그룹(26.5%)과 근감소성 비만 그룹(25.6%)은 낮았다.
인슐린 저항성(당뇨병 위험 요인)의 지표라 할 수 있는, TyG 지수는 비만 남성(8.9)이 근감소증 남성(8.4)보다 높았다. 심혈관 질환의 예측 지표인 hs-CRP는 근감소성 비만 남성에서 가장 높게 측정됐다(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다는 뜻).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여성의 비율은 정상 그룹이 38.9%로 가장 높았고, 근감소성 비만 그룹(20.0%)이 가장 낮았다. 여성에서 심혈관 질환 예측 지표인 hs-CRP는 남성과 달리 비만 여성이 근감소성 비만 여성보다 높았다.
고현민 교수팀은 그룹별 동맥 경화도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상완-발목 맥파 전달속도(baPWV)를 측정했다. 이 baPWV 값이 크면 동맥경화와 심장병 위험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남녀 모두에서 근감소성 비만 그룹의 baPWV 값이 가장 컸다.
남성에선 근감소성 비만 그룹의 baPWV 값이 초당(秒當) 14.9m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에선 비만 그룹의 baPWV 값이 초당 12.9m로, 근감소성 비만 그룹(12.8m)과 비슷했다.
신체 구성은 나이가 들면서 극적으로 변한다. 체지방, 특히 내장지방은 증가하고, 근육량은 감소한다.
근감소증은 노화와 관련한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를 가리킨다. 근감소증과 더불어 문제되는 것이 비만이다. 이 중 내장 비만은 고혈압ㆍ인슐린 저항성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현민 교수는 “근감소성 비만은 근감소증과 비만의 조합으로 정의된다”며 “비만과 근감소증의 상승 작용으로 대사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고 했다.
동맥 경직도란 동맥 탄력성 감소에 따른 단단한 정도 즉, 경직도를 의미한다. 동맥 경직도는 나이가 들면서 증가한다고 알려졌으며, 이는 노화에 따른 동맥벽 조직의 변화와 탄성 감소 탓이다. 고혈압ㆍ심부전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질병이나 흡연ㆍ비만 등에 의해서도 동맥 경직도가 커질 수 있다.
고현민 교수는 “근감소성 비만이 동맥경화를 가속하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 근육세포에서 유래하는 마이오카인 감소 등 복합적 원인 때문”이라며 “인슐린 저항성은 baPWV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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