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31일 미국 일본 호주를 비롯한 우방국과의 해상차단훈련을 기상악화로 축소해 실시했다. 북한을 겨냥한 훈련이다. 반면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강행했다. 북한이 위성발사에 성공했더라면 우리 군의 소극적 대응으로 비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발사체가 정상 경로로 날아가지 못하고 서해에 추락하면서 북한은 체면을 구겼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29분쯤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고 이후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 역시 “31일 6시 27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운반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으나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서해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국제해사기구(IMO)에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북한은 30일에는 군부 2인자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입장문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6월에 발사하겠다”고 발표해 ‘5월 31일’을 콕 집어 배제한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31일에는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20주년을 기념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한미일과 호주의 함정 7척, 항공기 6대를 투입해 대량살상무기(WMD) 적재 의심 선박에 대한 정보를 전파한 뒤 의심 물질을 식별하고 제독, 처리하는 방식의 훈련으로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에 북한이 31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한미일의 대응 수위도 관전포인트였다. 리 부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미일이 주축이 된 PSI 해상차단훈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명분으로 삼아 도발을 정당화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결국 위성을 기습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PSI 훈련은 제주지역 기상악화로 대폭 축소됐다. 국방부는 전날 “기상악화에 따라 31일 예정된 다국적 함정 간 해상훈련은 공해상에서 약식 절차 훈련으로 진행하고 이후 우리 해군, 해경 함정만 제주민군복합항 내에 정박해 승선검색 절차 등 정박훈련을 하는 것으로 조정됐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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