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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한국전 때 '지게부대원'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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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한국전 때 '지게부대원' 추모비

입력
2023.05.3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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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영웅 백선엽장군 장녀 백남희씨가
사재 1,200만 원 들여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다부동전투 당시 2,800명 숨져

김재욱(가운데) 경북 칠곡군수가 지게를 메고 지팡이를 짚은 가운데 양 옆으로 백남희(오른쪽) 여사와 윤병규 망정1리 이장이 주먹밥과 교복, 소총 등으로 지게 부대를 재현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제공

김재욱(가운데) 경북 칠곡군수가 지게를 메고 지팡이를 짚은 가운데 양 옆으로 백남희(오른쪽) 여사와 윤병규 망정1리 이장이 주먹밥과 교복, 소총 등으로 지게 부대를 재현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제공

한국전쟁 당시 다부동전투에서 탄약 등 군수물자와 부상자 등을 지게에 짊어지고 전투를 지원한 '지게 부대' 추모비가 종전 70년 만에 건립됐다.

경북 칠곡군은 한국전 영웅인 고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74) 여사가 사재 1,200만 원을 들여 가산면 다부리 다부동전적기념관 내 명각비 옆에 높이 1.6m 규모의 '지게 부대원 추모비'를 건립, 7월 초 제막한다고 31일 밝혔다.

추모비에는 다부동 전투에서 활약한 지게 부대원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내용이 새겨진다. 백 여사는 "추모비 건립은 지게 부대원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던 아버지의 뜻"이라며 "이름 없이 산화한 영웅들에게 작게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게 부대원은 한국전 당시 탄약과 연료, 식량 등 40㎏에 이르는 보급품을 지게에 지고 고지의 국군과 UN군에 전달했다. 부상자와 전사자를 후송하는 일도 도맡았다. 미군은 지게를 진 노무자들의 모습이 'A'와 닮았다고 해서 'A 프레임 아미'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당시 가장 치열했던 다부동전투에서는 지게 부대원 2,800명 가량이 숨졌다. 하지만 이들은 군인이 아닌 전시노무자로, 참전 사실 자체를 인정받지 못해 이렇다할 보상도 없었다.

미 8군 사령관이었던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이 회고록에서 "지게 부대가 없었다면 최소 10만 명 정도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보내야 했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한 활약상을 보였다.

칠곡군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 민선8기 시작과 함께 328고지 지겟길에서 '지게 부대 재현 행사'도 열고 있다. 5월30일 열린 재현행사에선 김재욱 군수수와 백여사, 윤병규(67) 망정1리 이장이 전시 노무자와 학도병 모습으로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김 군수는 "지게 부대원과 학도병 등 숨은 영웅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라며 "그들을 기억하고 재조명하는 일에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부동전적기념관에는 추모비와 동시에 높이 4.2m인 백선엽 장군 동상도 들어선다. 경북도는 국비 6억5,000만 원과 민간에서 모금한 성금 2억5,000만 원 등 총사업비 10억 원을 들여 백선엽 장군 동상을 건립하고 주변 환경도 정비해 나라사랑 정신을 기릴 계획이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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