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독립성 이유로 권익위 조사 거부 안 돼"
선관위 "대상 아니다" 감사원 감사는 거부
국민권익위원회가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전담조사단을 꾸려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와의 합동조사로는 의혹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단독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헌법기관인 선관위에서 발생한 초유의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권익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어 "채용비리 의혹 제기 이후 소극적·방어적 행태로 일관한 선관위에 많은 국민께서 실망했고, 선관위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조사로는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전날 '특혜 채용' 의혹 관련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권익위와의 합동조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익위가 자체 기구를 통한 '단독조사'를 결정한 것은 선관위의 특혜 채용 의혹이 공공기관 채용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권익위는 채용 비리 관련 조사 경험이 많은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한 '채용비리 전담조사단'을 꾸려 전수조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 부위원장은 "우리 헌법은 과거 부정선거의 역사에 대한 반성적 조치로 선관위를 헌법기구로 규정하고, 그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이런 독립성은 무제한의 권력이 아니고 헌법 테두리 내에서 허용된 것인 만큼, 권익위 조사가 마치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오해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독립성을 이유로 국민이 결정한 권익위의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 부위원장은 또 "선관위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이유로 선거사무를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패로 사용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할 때"라며 "권익위는 국민께서 제기하신 선관위의 의혹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해 그 결과를 소상히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감사원도 전날 선관위 채용실태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관위는 권익위의 자료제출 요청 등에는 협조하되, 감사원 감사는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선관위의 인사 사무에 관한 감사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