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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뼈도둑' 골다공증 고위험군 50~70대 여성, '골밀도 수치' 제대로 몰라

입력
2023.06.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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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의 뼈(왼쪽)와 골다공증 환자의 뼈.

정상인의 뼈(왼쪽)와 골다공증 환자의 뼈.

골다공증의 최대 위험군에 속하는 50~70대 여성들은 대부분 골다공증 건강 지표인 ‘골밀도 수치(T-점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골대사학회(이사장 하용창 서울부민병원 원장)가 골다공증에 많이 걸리는 50~70대 여성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골다공증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다.

'소리 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은 뼈 자체가 구멍이 뚫린 스펀지처럼 약해져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골밀도를 평가하는 T 점수가 -2,5~-1.0이면 골감소증, -2.5보다 낮으면 골다공증이라고 규정한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전혀 없기에 대부분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발견될 때가 많다. 특히 손목ㆍ허리ㆍ넓적다리뼈에서 골절이 많이 생긴다. 문제는 골다공증이라면 한 번 부러지면 25% 정도는 다시 골절된다.

학회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5%가 ‘골절’이 건강한 노후를 위협하는 질병이라고 답했다. 이는 암(92.5%), 치매(91.7%)와 비슷한 수치다. 골다공증(82.8%) 위험 인식은 고혈압(82.8%), 당뇨병(84.5%)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골다공증 건강 지표인 골밀도 수치(T-점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61.8%였으며 자신의 골밀도 수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22.8%, 골밀도 정상 범위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21.3%에 그쳤다.

혈압·혈당 관련 인지율 대비 2~4배 낮은 수준이다. 특히 골밀도 검사를 받아본 사람 10명 중 8명(82.7%)이 자신의 골밀도 수치를 몰랐다.

반면 자신의 골밀도 수치를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골다공증 예방과 관리에 더 신경 쓰게 됐다(62.7%)’ ‘골다공증 관리에 좋은 식이요법·운동에 노력하게 됐다(56.9%)’ 등 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더 신경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골다공증 치료에 노력하게 됐다(32.4%)’고 답한 비율은 비교적 낮게 나타나 검진 후 치료 연계를 위해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미 대한골대사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50대 이상 여성은 암·치매만큼 골절을 무서워하고 골다공증 관리가 혈압·혈당만큼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정작 자신의 골밀도 수치를 몰라 골다공증 치료 기회를 놓쳐 골절 위험에 놓여 있다”며 “골밀도 검사 홍보, 교육 강화를 통해 자신의 골밀도 수치를 정확히 알아 뼈 건강 관리에 나서게 하고 골다공증 발견 결과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통해 54세 여성(2007년부터)과 66세 여성(2018년부터)에게 골밀도 검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골밀도 검사 경험자 4명 중 1명(25.4%)은 국가건강검진 제도를 통해 골밀도 검사를 받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 1월부터 국가건강검진 결과 통보서 서식을 개정해 골밀도 측정 부위 및 골밀도 수치를 표기해 수검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골밀도 검사 결과가 치료와 연계되도록 하는 활용도 확대에 나섰다.

이 같은 제도 개선 효과에 대해 응답자들은 ‘골밀도 점수가 기재된 결과 통보서를 가지고 병·의원 진료 시 검사 비용을 줄이게 될 것(87.2%)’ ‘뼈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수치로 파악해 골다공증 치료·관리 의지가 높아질 것(86.9%)’이라고 답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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