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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경이 뭐길래' 3D 스캔 맞춤 안경 체험해 보니

입력
2023.06.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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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안경 스타트업 콥틱 체험기 1회

콥틱이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 브리즘 매장. 이곳에서 3D 스캐너로 얼굴을 인식해 맞춤 안경을 만들어 준다. 이가흔 인턴기자

콥틱이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 브리즘 매장. 이곳에서 3D 스캐너로 얼굴을 인식해 맞춤 안경을 만들어 준다. 이가흔 인턴기자

콥틱은 3D 스캐너와 3D 프린터,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기존 안경 제작과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안경 사업의 혁신을 추구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안경 개발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직접 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3D 얼굴 인식입니다. 3D 스캐너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안경이 닿는 코와 귀 모양과 위치를 분석한 뒤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는 맞춤형 안경을 만들어 줍니다.

2018년 콥틱을 창업한 박형진 공동대표는 기존 안경의 제작 방식에 한계를 느껴 이 같은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시력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죠. 그만큼 안경이 중요해요. 기존 안경들은 이용자 얼굴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성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어서 제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죠. 그래서 사람마다 모두 다른 얼굴에 맞는 맞춤 안경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3D 스캐너와 AI를 이용한 맞춤 안경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이 업체가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 '브리즘' 매장에 가봤습니다. 브리즘은 이 업체에서 3D 프린팅과 레이저 커팅 방식으로 만드는 안경 상표입니다.


정찬영 브리즘 안경사가 경기 성남시 브리즘 매장에서 얼굴을 분석해 주는 3D 스캐닝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이가흔 인턴기자

정찬영 브리즘 안경사가 경기 성남시 브리즘 매장에서 얼굴을 분석해 주는 3D 스캐닝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이가흔 인턴기자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매장에 들어가자 3명의 고객만 앉아 있습니다. 방문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안경사가 1:1로 상담하기 위해 사전 예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브리즘은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정해진 시간에 방문하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또 일반 안경원과 다르게 콘택트렌즈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매장에 가면 안경을 언제 착용하는지, 안경 쓸 때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묻습니다. 일반 기본 조사가 끝나면 3D 스캐너로 방문자의 얼굴을 인식합니다. 먼저 정면을 보고 얼굴 크기를 촬영합니다. 이후 5초 동안 눈을 감지 않고 카메라를 바라보면 스캔이 완료됩니다. 3D 스캐너는 눈동자 사이 거리, 얼굴 너비, 콧등 높이 등 방문자의 얼굴 특징을 분석합니다.

이후 인공지능(AI)이 얼굴 분석을 토대로 방문자에게 맞는 뿔테 안경을 추천해 줍니다. 2만 건 이상의 얼굴형에 따른 구매 자료를 바탕으로 AI가 가장 잘 어울릴 만한 디자인과 크기의 5가지 안경을 골라주죠. 정찬영 브리즘 안경사는 AI 추천의 신뢰도가 높다고 말합니다. "브리즘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뿔테가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고객이 AI가 추천한 안경 1~3위 중 골라요. 모든 안경마다 내 얼굴에 얼마나 적합한지 수치로 나와 선택에 도움이 되죠."

또한 태블릿을 통해 AI 추천 안경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안경을 볼 수 있습니다. 안경을 누르면 셀카 모드로 카메라가 작동돼 가상으로 안경을 써볼 수 있죠. 그중 마음에 드는 안경을 실제로 써보며 안경테의 크기와 색상, 안경다리, 코받침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르면 됩니다. 안경테는 소재에 따라 폴리아미드 17만8,000원, 티타늄은 19만8,000원입니다.

안경테를 골랐으면 렌즈를 맞추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시력 검사를 포함해 동공의 크기, 눈물의 마름 정도 등 눈 상태도 측정하기 때문에 검안 단계가 30분 정도 걸립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AI가 렌즈를 추천해 줍니다. 가까운 것을 볼 때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기능성 렌즈, 노안이 있는 사람에게 다초점 렌즈, 업무용 안경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오피스 렌즈를 추천해 줍니다.


경기 성남시의 브리즘 매장에서 우현승 안경사가 방문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이가흔 인턴기자

경기 성남시의 브리즘 매장에서 우현승 안경사가 방문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이가흔 인턴기자

주문이 끝나면 폴리아미드 안경테는 인덕원 공장에서 3D 프린팅으로, 티타늄 안경테는 인천 공장에서 레이저 커팅 기술로 제작됩니다. 2주가량 걸려 개인별 맞춤 안경을 제작해 매장에 전달하면 안경사들이 안경의 오차를 보정하는 공차 작업을 합니다. 이후 이용자가 매장을 다시 찾아가 안경다리 꺾임 정도, 코받침 각도 등 얼굴에 맞게 세부 조정을 거쳐 주문한 맞춤 안경을 받게 됩니다.

브리즘은 구매일로부터 60일 이내까지 100% 환불해 주는 60일 책임 환불제를 시행합니다. 박 대표는 생소한 상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단순 변심까지 환불해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표여서 불안할 수 있어요. 그런 불안감을 없애고 믿음을 주고 싶었죠.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요. 안경을 사려고 미리 예약하고 매장에 와서 1시간 이상 안경을 고르고 돌아갔다가 다시 안경을 찾으러 매장에 와야 해요. 이런 번거로운 노력을 했는데 오죽하면 환불을 받을까 싶었죠."

요즘 이 업체는 학생을 위한 안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우석 콥틱 공동대표에 따르면, 학생 안경은 이달 중 출시 예정입니다. "성장기 청소년들은 얼굴이 계속 변해요. 또 한번 눈이 나빠지면 급격히 나빠져요. 학생들의 근시를 보완하는 맞춤 안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선호할 만한 추가적인 디자인도 준비 중이죠."

이가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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