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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旅程)이 필요한 투자

입력
2023.06.07 0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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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서 빛난 '워런 버핏' 투자전략
지속성 없는 단기·차익투자 지양하고
장기관점의 미래가치 투자 중시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5월 6일 미국 오마하에서는 투자전문회사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주주총회가 있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세계적인 부호이자 전문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의 투자회사다. 세계적으로 주가가 부진하고 자본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비교적 선방하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기에, 주주총회를 통해 종목선택과 투자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루이비통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를 지닌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과 함께, 버핏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부호 가운데 하나다. 올해 93세 고령으로 다양한 경제환경 변화를 수없이 겪으면서도 본인의 철학과 신념에 따른 투자를 지속한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 경제에 반하는 투자를 하지 말라'는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 '10년을 갖고 갈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는 장기투자 전략은 지금도 주목받는 투자 원칙 가운데 하나다.

물론 투자에는 다양한 측면이 존재해 어떤 한 전략만 절대선이라 하기는 어렵다. 얼마 전까지 테크놀로지 회사의 주가가 크게 오르던 시절에는 그의 투자전략이 신선하지 않고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고 비난받기도 했다. 그는 장기투자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투자업계에는 단기매매와 거래로 큰 수익을 창출한 경우도 있고 다양한 트레이딩 전략에 특화된 전문회사가 존재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 또는 다양한 방식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매매투자전략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단기매매와 거래를 통해 투자 수익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학술연구 논문은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데 놀라운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높이고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그 성과가 실현되지 않은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금융시장 내에 존재하는 차익거래의 기회를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같은 금융시장 내에 존재하는 사실상 동일한 투자기회인데 한쪽에서는 싸게 살 기회가 있어서 그 기회를 포착해 매수하고 이를 비싸게 팔 수 있는 데서 매도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기회를 이용해 거둔 단기 수익은 계속 유지가 어렵다는 측면이다. 차익거래를 통해 누군가 수익을 내고 있다면 해당 기회는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이 통합되고 효율적일수록, 이렇게 일종의 분절된 시장을 활용해 투자자가 얻어낼 수 있는 차익거래의 기회는 전문 투자자라 해도 계속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제, 산업, 기업이 실질적으로 발전하고 여기에서 창출되는 미래가치에 투자해 이를 현실화하려면 투자의 장기성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장기투자를 할 때는 앞으로 긴 여정을 함께한다는 측면에서 장기 성장과 현금 창출 능력을 신뢰할 수 있는 경제, 산업, 기업의 선택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 개념은 단기간에 돈을 벌겠다고 달려드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행위인지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각종 금융사고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대부분 이러한 장기투자의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투자할 때 정말 장기간에 걸쳐 믿고 돈을 맡길 만한 대상인지 신중히 살피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하며, 해당 투자대상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성장과 현금창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투자원칙을 무시하고 짧은 기간에 부자가 되겠다고 달려들고 있다면 그 위험한 결정이 수없이 많은 금융사고의 경우와 같이 결국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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