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어제 국가보훈부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 2월 정부조직법 개정 결과로, 보훈정책 총괄 부서가 부(部)로 승격된 건 1961년 군사원호청 출범 이후 62년 만이다. 국무총리 주재 국가보훈위원회는 보훈부 승격에 맞춰 국방부가 운영하던 서울현충원을 보훈부로 이관하고,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에 대한 경제·의료·생활 지원 강화를 골자로 한 보훈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보훈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보답하고 예우하는 일로, 국가를 유지·발전시키고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본질적 기능에 속한다. 독립, 호국, 민주 등 이념을 떠나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공헌과 희생을 두루 기리고 있어 국민통합에 기여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을 국정과제로 삼고 보훈처 격상을 우선과제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오래전부터 보훈 부처를 부로 운영해 온 다른 선진국에 비해선 늦은 성과로, 그사이 보훈 대상자들은 평균 75세로 고령화했고 상당수 보훈 가족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 보훈부 승격으로 기관장(장관)은 국무회의 일원이 됐고 기관 권한과 기능도 대폭 강화한 만큼 체감도 높은 보훈서비스 제공에 서둘러야 한다.
재외동포청도 외교부 외청으로 어제 출범했다. 인천 송도 청사에서 열린 출범식엔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재외동포 정책·집행 기능이 한데 모이면서 동포 보호 및 지원, 모국과의 교류·협력 등 정책 수행의 일관성이 높아지고 국적, 사증 등 민원 업무도 원스톱 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재외동포 규모가 190여 개국, 732만여 명(2021년)에 이르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론 한민족 외연 확장 및 네트워크 구축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다.
보훈부와 재외동포청 출범은 정부가 당면 과제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의 존립 기반과 확장 가능성에 정책적 관심을 돌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국의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정책 노력이 계속 뒤따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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