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매출 상위 500대 기업 대상 설문
정부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쓰자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의 대안으로 제시한 'CF100'(Carbon Free 100)에 대해 국내 기업들조차 참여 의사가 없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민관이 힘을 모아 국제표준화로 만들겠다는 정부 구상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CF100 기업 인식 조사' 보고서를 6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 102개사(매출 상위 500대 기업)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정부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탈탄소 전력 제도라고 소개하지만 CF100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은 매우 부족했다. 응답 기업의 40.2%가 CF100을 '알지 못한다'고 했고, 28.4%는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고 답했다. 82.4%는 'CF100 캠페인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까지 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이 적은 국내 여건을 감안해 CF100를 국제표준화가 되도록 하겠다고 지난달 선언했지만 국내 기업들조차 외면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반면 RE100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3.9%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전경련 측은 "2014년부터 꾸준히 홍보된 RE100에 비해 CF100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개념이어서 인식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고 풀이했다. 2021년 유엔과 구글의 주도로 시작된 CF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만 사용하자는 RE100과 다르게 원전,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로 대상을 넓혀 기업 부담을 낮추도록 하는 캠페인이다.
"CF100 이행방안 불확실하다"
기업들은 CF100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①'아직 구체적인 기준이나 이행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서'(35%)를 가장 많이 꼽았고 ②전담 수행 인력의 부족 및 추가 비용 부담(23.6%) ③실시간 조달 기준이 국내 여건상 비현실적임(20%) ④이미 RE100에 참여 중·검토 중(7.9%) ⑤고객사, 투자자, 소비자의 요구 사항과 다름(6.4%) 등도 거론했다.
기업들은 CF100에 참여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38.2%)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계측 설비 등 관련 인프라 구축'(26.5%), '무탄소에너지 전용 전력구매계약(PPA) 등 제도 마련'(20.6%) 등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아직 CF100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참여에 소극적"이라며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교육 활동과 더불어 정부가 제도 설계를 세심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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