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5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의결되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 국민 대다수인 4,000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권익증진 차원에서 적극 환영한다.
소비자들은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이후 금융당국과 의료계 그리고 보험업계가 함께 신속하게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10년 넘게 의견 대립만 있었을 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권고한 취지나 소비자의 편익은 뒷전이었다. 이에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를 비롯한 여러 소비자 단체들은 실손보험의 청구 간소화가 반드시 관철되어야 함을 요구하는 등 입법을 통한 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고, 최근 전향적인 성과를 내게 됐다.
물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실현되기까지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통과 등 아직 넘어야 할 절차가 산적해 있다. 또 실효성 있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여전히 시민사회 및 소비자단체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반대 입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몇몇 단체들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하여 깊은 우려를 표하며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소비자단체의 대표로서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를 한다. 다만, 청구 간소화 법안에 대한 잘못 알려진 정보로부터 비롯된 기우(杞憂)와 오해로 인해서 나온 우려가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단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어떠한 문제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그동안 수많은 논의를 통해 전자적으로 전송되는 자료의 목적 외에 사용 및 보관 금지, 비밀누설 금지 조항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 만일 시행 과정에서 우려했던 사항이 실제 문제로 확인될 경우나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법률적·제도적 보완을 통해 해결하면 될 일이다.
윤창현 의원에 따르면, 매년 2,000억 원이 넘는 의료비를 소비자들이 청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를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해 봤더니, 의료비 증빙서류를 발급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귀찮아서라고 답변한 비율이 제일 높았다.
소비자의 당연한 권익 회복 차원의 간편한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의료계·보험업계, 소비자·시민 단체가 서로 책임 있는 협력과 노력을 해야 할 것임을 간곡히 요청드리는 바이다. 만약 가장 통과 가능성이 높은 이번 국회에서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긴 과정을 거쳤던 기간인 또 다른 14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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