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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명 응시' 중국 대학입시 열기 후끈... 청년실업률·등록금도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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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명 응시' 중국 대학입시 열기 후끈... 청년실업률·등록금도 역대급

입력
2023.06.07 18:30
수정
2023.06.07 18: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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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수능' 가오카오, 사상 최다 응시
중 관영 언론 "명문대가 정답은 아니다"
취업난도 골머리... '지방행' 프로젝트도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 7일 후베이성 우한의 한 학교 밖에서 학부모들이 시험을 치르고 나올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 7일 후베이성 우한의 한 학교 밖에서 학부모들이 시험을 치르고 나올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7일 시작됐다. 사상 최다 인원인 약 1,300만 명이 응시하면서 국가적 이벤트가 됐지만, 정작 수험생들 표정은 밝지 않다. 시험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합격한다 한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급작스러운 등록금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7일 중국신문망과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가오카오는 중국의 각 성(省)·시(市)에 따라 최소 이틀에서 최대 나흘간 치러진다. 올해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98만 명 증가한 1,291만 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한국 수능 응시생(51만 명)의 26배다.

고사장 내부 CCTV 설치... "부정 행위 성공 못해"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 7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중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험생 자녀를 고사장에 들여보내며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 7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중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험생 자녀를 고사장에 들여보내며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중국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는 이날부터 시험이 끝나는 10일까지 자동차 경적과 폭죽놀이, 야외 활동 자제령이 내려졌다. 실제로 7일 오전 베이징 시내 도로는 경적 소리로 가득했던 평소와 달리 한산하고 조용했다. 시험 시간 중에는 시내 주요 전광판과 라디오 방송, 주민들의 집단 체조도 제한된다. 초·중·고등학생들의 등·하교 시간 역시 조정된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꼬치구이의 성지로 유명해진 산둥성 쓰보시는 가오카오 기간 중 꼬치구이 가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응시생이 많은 만큼 부정 행위 예방 조치도 강화됐다. 2020년 일부 수험생이 스마트폰으로 답안을 공유하다 적발되는 등 최근 수년간 가오카오 부정 행위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당국은 고사장 내부에 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고사장 입구엔 스마크폰 보안 검색대와 5세대 이동통신(5G) 신호 차단기 등을 각각 설치했다. 중국 교육부는 4일 홈페이지에서 "부정 행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부정 행위 유도 세력의 허위 선전에 넘어가 평생 후회할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언론은 수험생의 건투를 응원하면서도 "명문대 입학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논조를 펴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오늘날 젊은이들의 성공을 위한 출발점은 더 이상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어떤 직업에도 엘리트는 있다는 우리 사회의 믿음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악 상태인 청년실업률,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힘든 현실 등을 고려하라는 정부 차원의 메시지다.

청년실업률 20%... 졸업생 밀어내기 전쟁

2021년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학부생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2021년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학부생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실제 중국의 16~24세 실업률은 지난 3월 19.6%, 4월 20.4%를 기록하는 등 역대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중국 대학들이 졸업예정자를 상대로 '음식 배달이나 가게 아르바이트 등 프리랜서 분야에 취업하라'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비정규직 취업을 통해서라도 졸업생 실업률을 낮추려는 고육책이다.

남부 광둥성은 2025년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구직난을 겪는 졸업생들을 지역 특산품 홍보나 농촌 풀뿌리 간부, 자원봉사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절 정부가 당 간부나 지식인의 관료주의화를 막기 위해 강제로 농촌·공장에서 노동하도록 한 하방(下放) 운동까지 소환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학 등록금마저 대폭 뛸 조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의 화둥과학기술대는 이공계와 체육 관련 학과 신입생의 올 가을학기 등록금을 전 학기 대비 54% 인상한 7,700위안(약 141만 원)으로 결정했다. 상하이 전기대학도 이공계와 문과 계열 학과 등록금을 각각 40%, 30%씩 올리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결국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후폭풍으로 볼 여지가 많다. 중국 국공립 대학 대부분은 각 지방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데, 2020~2022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방정부 재정난이 심화함에 따라 결국 대학 지원금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등록금이 치솟는 배경에도 팬데믹이 있는 셈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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