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사립대 운영손익 현황 분석
15년째 이어진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학생수 1만 명 이상인 수도권 대규모 사립대학도 절반가량 적자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대학 10곳 중 7곳, 비수도권 대학 10곳 중 8곳은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공개한 '대학 등록금 및 사립대 운영손익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수도권 소재 대규모(재학생 1만 명 이상) 사립대 22곳 중 12곳(54.5%)이 적자였고, 평균 적자규모는 2억4,000만 원이었다. 이들 대학은 2011년 164억 원 흑자를 기록하다 2016년 19억6,000만 원으로 5년 새 수익규모가 88% 급감했고, 2021년엔 적자로 돌아섰다. 수도권 대규모 사립대 중 적자 비율은 2011년 13.6%에 불과했으나 2016년 50%, 2021년 54.5%로 증가했다.
비수도권 대학과 수도권 소규모(재학생 5,000명 미만) 대학의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 비수도권 사립대 전체로 놓고 보면 2021년 91개교 중 74개교(81.3%)가 적자를 기록했고, 평균 적자액은 15억4,000만 원이었다. 비수도권 적자대학 비중은 2011년 33.3%에서 10년 새 48%포인트 급증했고, 이 기간 동안 수익규모는 33억4,000만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비수도권 사립대의 적자 대학 비율을 규모별로 따져보면 대규모는 64.7%, 중규모(재학생 5,000~1만 명)는 87.9%, 소규모는 82.9%에 달했다.
특히 운영 손익에서 지방 대규모 사립대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2011년 학교당 78억5,000만 원의 수익을 냈으나 2016년 11억3,0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2021년엔 30억 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수도권에서도 중·소규모 사립대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수도권 전체 65개 사립대 중 46개 대학(70.8%)이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중 34곳(74%)이 중·소규모 대학이다. 대교협은 "비수도권 대학들은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적자 규모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중규모 대학에서 적자 대학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대교협은 대학들이 적자의 늪에 빠진 이유로 장기화된 등록금 동결을 꼽았다. 올해 소비자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사립대의 실질등록금 평균액은 685만9,000원으로 2011년보다 19.8% 인하된 수준이다. 국공립대의 평균 실질등록금은 380만8,000원으로 같은 기간 20.8% 인하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도 10년 전에 비해 연평균 등록금이 인하한 곳은 한국뿐이다. 사립대 기준으로 미국은 1만4,721달러(구매력 기준), 영국 7,275달러, 일본 702달러 인상된 반면 한국은 762달러 인하됐다.
대교협은 "사립대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개선해 대학의 교육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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