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철 태양광 발전 40%까지 치솟아
재생에너지 확대되는데 부실한 송전망
전체 전력 공급·수요 고려한 대책 필요
일조량이 많아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했던 올봄(3~5월) 전체 전력 수요에서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40% 가까이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보급이 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커지지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생산된 전력에 대한 출력 제어 문제가 계속돼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 덜 쓰는 주말·공휴일 태양광 비중 30%대 넘어서
1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일요일이었던 4월 9일 낮 12시∼1시 사이 평균 태양광 출력량은 2만1,778.7메가와트(㎿)에 달하면서 해당 시간대 우리나라 전체 전력 사용량(5만5,577㎿)의 39.2%였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약 40%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전력시장(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전력량과 한국전력 등 전력시장 외 전력량을 합한 수치다.
봄에는 일조량이 늘어나는 만큼 태양광 발전량도 덩달아 증가한다. 특히 태양광 설비로 생산된 전력 용량이 2018년 7.5기가와트(GW)에서 올 3월 21일 기준 26.4GW까지 약 5년 동안 네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전체 전력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에 달했다. 올해 낮 12시∼1시 기준 태양광 발전 비중이 가장 컸던 날짜는 △4월 30일 37.9% △4월 2일 37.2% △4월 8일 35.9% △3월 19일 35.5% △3월 26일 35.2% △5월 14일 34.9% △5월 1일 34.0% △2월 26일 33.5% △4월 1일 33.1% 등이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원자력 발전 또한 가동이 늘어나며 초과 생산된 전력 수급 조절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기 출력이 변해 발전량 예측이 어렵고 뱔전량 조절도 쉽지 않다. 원전 또한 가동을 할 때 출력을 조절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한 번 끄고 다시 가동하려면 1∼3일 걸린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전력 계통 운영에서 조화를 이루기 어려운 두 전원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전력 수급 조절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기존 원전 12기의 수명을 연장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등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 학장은 "올가을 신한울 2호기 가동이 시작하고 태양광도 계속 늘고 있다"며 "(이대로 라면) 올가을, 내년 봄, 내후년에는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수급 조절 어려움 갈수록 커져…계통안정화 대책 시급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원전과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전력 수급을 맞추고 있다. 전력이 너무 많이 공급되면 송·배전망이 감당하지 못해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100% 가동'이 원칙인 원전은 지난달까지 23회에 걸쳐 4,130㎿ 규모로 출력을 제한했으며 호남·경남 지역 태양광 발전소에 대해서도 설비 용량 기준 최대 1.05GW 전력이 흘러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9일 태양광 출력 제어에 반발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송전망 보강과 함께 전력수급 계획을 짤 때 단편적 시각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송전망 보강·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 같은 중단기 대책과 함께 발전 방법 전체를 두고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원전, 재생에너지 등 전원별 약점을 놓고 안정적 계통 운영을 위한 대안 발전원 전체를 고민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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