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국일보-요미우리 공동 여론조사]
우크라이나 사태 1년 지나 불안감 줄어
"중러 견제 위해 미국과 공조" 응답도 감소
한국인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일본인보다 덜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보다 미국이 중요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보는 여론은 한국과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북·중·러 3국의 위협에 대한 우려, 1년 만에 완화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2023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한국) 중에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나라는 어디인가"를 물은 결과, 한국 응답자들은 북한(69.6%)에 이어 중국(59.1%), 러시아(42.5%), 일본(32.5%), 미국(15.3%) 순으로 꼽았다(복수 응답 가능). "없다"는 6.0%였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70.3%, 46.3%, 73.9%였다. 대만 침공 위협 등 중국의 군사 패권주의와 2년 차를 맞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도 3국에 대한 우려가 1년 사이에 완화된 것이다.
일본 응답자들의 위기감은 상대적으로 더 컸다. 중국과 러시아에 군사적 위협을 느낀다는 답변이 각각 85%씩 나왔다. 이어 북한(82%), 미국(26%), 한국(16%) 순이었다. "없다"는 2%였다. 지난해(중국 87%, 러시아 90%, 북한 84%)와 군사적 위협을 체감하는 정도가 비슷했다.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더 불안한 상태로 생활한다는 뜻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느낀다" 한국 61% 일본 84%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도 "위협을 느낀다"는 한국인은 61.2%, 일본인은 84%였다.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는 한국인은 38.0%, 일본인은 16%였다. 한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북한 리스크에 둔감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 중에 앞으로 더 중요해질 국가"를 물었더니 한국인 사이에선 미국이 63%, 중국은 29.0%가 꼽혔다. 일본인 사이에서도 미국이 65%, 중국이 24%로, 양국 여론이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중·러 견제 위해 미국과 공조" 한국은 작년보다 줄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의 공조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율도 비슷했다. "미국과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고 답변한 한국인은 65.9%, 일본인은 64%였다. "독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한국인은 29.2%, 일본인은 28%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미국과 공조에 찬성한 한국 응답자가 76.5%로, 올해보다 10%포인트가량 많았다. 지난해 독자 대응을 원한 한국인은 19.4%로 올해보다 약 10%포인트 적었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보다 올해 들어 미국, 일본과 강하게 밀착한 것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의 공조에 대한 일본 여론은 지난해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침공하면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공조해 대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온도 차가 확인됐다. 공조에 찬성한 일본 응답자(66%)가 한국 응답자(55.7%)보다 많았다. 한국은 대만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반면 일본은 오키나와현 섬들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가까운 만큼 대만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편집자주
한국일보는 광복 50주년인 1995년부터 창간기념일(6월 9일)에 맞춰 일본에서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과 함께 '한일 국민의식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해왔다. 한일관계에 대한 인식,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친밀도 등을 매년 조사한 결과는 그 자체로 사료가 됐다.
한국일보의 올해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 27일 유무선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요미우리는 사내 여론조사부를 통해 같은 달 26~28일 18세 이상 일본인 1,017명을 상대로 같은 방식의 조사를 진행했다. 요미우리는 표본오차를 공개하지 않으며 답변 비율의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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