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동료 향해 '동남아 쿼터'라는 등 인종차별적 댓글 남겨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가 소속 선수들의 인종차별 논란에 결국 고개 숙여 사과했다.
울산 구단은 12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빠른 시간 내에 사태 파악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논란은 울산 수비수 이명재의 SNS에서 동남아시아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적 대화가 오가면서 불거졌다. 이명재의 팀 동료 이규성과 정승현은 지난 10일 제주전에서 맹활약한 이명재를 두고 ‘동남아 쿼터’라고 지칭하며 댓글을 남겼다. 이에 박용우가 “사살락(부리람) 폼 미쳤다”며 선수의 실명을 거론했고, 팀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적으며 합세했다.
사살락은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선수다. 이명재의 피부색이 까무잡잡하다는 이유로 선수들끼리 서로 놀리는 과정에서 사살락의 실명이 등장한 것. 축구 팬들은 이를 인종차별적인 언사라며 비판에 나섰다. 결국 이명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박용우는 SNS 계정을 통해 “어젯밤 SNS에서 팀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 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울산 구단도 나서 “이번 사태에 언급된 사살락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전한다”며 “이번 사건을 면밀히 파악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울산 구단에 14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전달했다”고 밝히며 “경위서를 받아본 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은 동남아시아 축구계에도 빠르게 전해졌다. 동남아시아 축구 소식을 다루는 트위터 계정 ‘아세안 풋볼’은 이날 “최근 울산 선수들이 아세안(동남아시아)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남겼다”며 “이번 행동을 단순히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인종차별 행위는 어떤 형태이든 축구계에서 비난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살락과 함께 했던 전북 현대 역시 SNS에 “NO ROOM FOR RACISM. 전북 현대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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