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지답 포럼]
재생에너지와 원전 공동 활용 추세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 확보도 필수
대학 중심 미국처럼 인력개발도 신경 써야
한국일보가 ‘경북, 소형모듈원자로(SMR)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14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미지답)’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SMR 분야에서도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가장 앞서 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기술적인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1980년대부터 원자력 기술 자립을 이뤄온 우리나라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 학계가 힘을 모아 SMR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한다면, 세계 원전 시장에서 가장 먼저 SMR을 상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R 상용화, 경제성 확보가 관건"
특별강연에서는 원자력에 대한 세계적 흐름에 대한 설명이 우선 나왔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진흥전략본부장은 "가스값 폭등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화석에너지는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안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점이 부각되는 등 원전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던 유럽도 탈탄소를 위해 돌아서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같이 활용하는 게 세계적 동향"이라고 말했다.
원전에 대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전문가들은 SMR의 장점에 주목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인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배출하지 않고 경제적 에너지인 원자력 발전이 중요하다"며 "용량을 조절할 수 있고 수소생산 등 활용도가 높은 SMR은 잠재력도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MR은 열이나 전기 수요가 많은 곳 근처에 건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용량 조절로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도 있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원전에 비해 높은 안전성과 유연한 입지도 장점으로 꼽았다.
SMR 개발 성공을 위해서는 안전성과 함께 경제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김한곤 한국수력원자력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은 "대형원전보다 1,000배 넘는 안전성을 확보해야 원전에 대한 반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운영인력을 대폭 줄이고 제작부터 건설과정까지 비용이 적게 들도록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토목공사가 거의 없는 SMR은 순 기술만 있으면 지역의 강소기업, 특화기업 등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기술개발과 운영 인력·규제 기준 준비해야"
국내 민간기업들이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우수한 기술개발 인력 확보와 각종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항진 포항공대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는 “미국 SMR 사업 선두주자인 뉴스케일파워가 미국의 오리건주립대에서 출발한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은 SMR을 주도하는 회사 대부분이 대학에서 출발했다”며 “SMR은 기술이 시작되는 대학에서 산업체까지 과정이 짧아 우리나라도 대학과 산업체 간 협업 시스템이 잘 구축된다면 미국 못지않은 SMR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혁신형 SMR의 성공적인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방안도 언급됐다. 장상길 경북도 동해안전략산업국장은 “경주에 SMR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하면서 원자력 발전시설만 있던 경북은 이제 원자력 소재와 부품 장비 생산 기업체가 들어서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혁신형 SMR의 기술개발은 물론 사업화와 수출까지 이뤄지는 집적단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과장은 “SMR의 빠른 개발을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빨리 정비해야 하고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인•허가와 관련한 규제로 기술개발이 뒤처지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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