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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공수처 '1호 인지' 경무관 뇌물 수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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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삐걱대는 공수처 '1호 인지' 경무관 뇌물 수사 이유는

입력
2023.06.16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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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사 석 달 차, 피의자 압수물 분석 미완
공수처 "징계 개시 신청한 변호인 입회는 안 돼"
건설업체 회장 측 "변호인 조력권 침해" 준항고
법원 "변호인 입회 거부할 이유 없어" 일부 인용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관. 뉴스1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관.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경찰 고위 간부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한지 석 달이 지나도록 핵심 피의자의 압수물 분석조차 마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와 피의자 측이 변호인 참여 등 절차상 문제로 계속 마찰을 빚으면서 수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송창진)는 지난 2월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 김모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대우산업개발 이모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3개월 째 진행 중이다. 압수물에는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 회장 휴대폰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이 포함돼 있는데 디지털포렌식 등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로는 변호사 선임 문제가 꼽힌다. 지단달 3일 포렌식에 이 회장 측 A변호사가 참관하려고 했지만 공수처로부터 제지됐다. 공수처는 "A변호사가 또 다른 사건 연루자의 변호를 함께 맡으며 증거인멸이나 허위진술을 교사를 시도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같은 이유로 A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개시를 신청했으며, 조사나 압수물 분석 등의 입회를 계속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과 A변호사 측은 반발하고 있다. 공수처 측에서 "같은 법무법인 소속 다른 변호사의 입회는 허용하겠다"고는 하지만, 이 회장 측은 "변호사를 바꿀 생각도, 이유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공수처는 15일 이 회장 측에 다음주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라고 통보를 했지만, 이 회장은 이날 역시 A변호사 입회 하에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 조사는 지난 2월 압수수색 하루 뒤 이뤄진 조사가 마지막이었다.

이 회장 측은 포렌식 참관·피의자 조사 입회 거부와 관련해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고, 최근 일부 인용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단독 제갈창 부장판사는 지난 2일 "공수처가 디지털포렌식 절차에 변호인 입회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이 회장 측 준항고를 인용했다. 제갈 부장판사는 "공수처 검사가 지적하는 사정들은 '이 회장의 변호인'이 '이 회장을 위해' 가지는 참여권을 배제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곧바로 재항고했다.

수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공수처의 속내는 복잡해지고 있다. 수사 초기 '1호' 인지 사건임을 강조하며 '대우산업개발 관계자-이 회장-과거 수사 담당 경찰관-뇌물 의혹 경무관' 순서로 수사 스케줄까지 자신있게 내놨지만, 대우산업개발 직원들 조사 이후부터 스텝이 제대로 꼬였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참고인인 직원들조차 공수처 출석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일정을 잡고도 차일피일 미룬다"고 토로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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