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두 명 "목숨 걸고 단식 시작"
"6월 임시국회 내 논의 진전되길"
“특별법이 꼭 만들어져 독립적 조사기구가 설치되기를, 오늘 목숨 걸고 단식을 시작하는 어미가 소망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곡기를 끊으려는 이유는 단 하나다. 참사 7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10ㆍ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기자회견은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의미로 오후 1시 59분에 맞춰 열렸다. 유족들은 “국회는 참사 1주기까지 특별법 제정을 약속하고도 아직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달 임시국회 중에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등 법 제정을 위한 유의미한 진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법은 올해 4월 국회의원 183명이 공동 발의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조차 오르지 못했다.
단식에는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씨와 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가 참여한다. 이씨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이대로 묻혀버리면 앞으로 우리 삶은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신속한 법안 처리로 고통을 끊어달라”고 호소했다. 최씨 역시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특별법을 돌려달라”고 외쳤다.
유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이미 7일부터 이곳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8일부터 시민대책회의와 함께 매일 오전 10시 29분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국회 농성장까지 8.8㎞를 걷는 선전전도 병행하고 있다. 내달 1일까지 총 159㎞를 행진하며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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